밴쿠버에 생긴 임시공원 - Pop Up Park

날이 엄청 화창한 여름입니다
밴쿠버에 임시로 조성된 공원이 있다고
피크닉을 가자는 큰 딸의 요청에 따라
온 식구가 점심을 먹으러
임시 공원이라는 곳으로 향합니다

하이웨이 1번을 타고 서쪽 방향을 따라 달리다 보면
사이프러스 마운틴으로 올라가는 8번 출구를 만납니다

사이프러스 마운틴 표지판이 보이네요
사이프러스 마운틴은
밴쿠버에서 가장 가까운 스키장으로
다운타운에서 불과 10-20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습니다
밴쿠버 시내 어느 곳에서나
이 산의 스키 슬로프 모습을 잘 볼 수가 있어서
밴쿠버의 아름다운 배경에
큰 몫을 담당하고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3757 Cypress bowl Road

사이프러스 마운틴 쪽으로 꺾지 말고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가면
Pop - up이라고 쓰인 표지판이 나옵니다
Pop up store라는 단어는 많이 들어봤어도
Pop up Park는 처음이네요
팝업 스토어는 빈자리에
임시로 잠시 여는 상점을 말하는데요
연말에 몰 같은 곳에 가면 크리스마스 용품점 같은
일 년 내내 필요치 않은 상점들을
팝업 스토어로 운영하는 것을 볼 수가 있답니다
그런데 임시 공원이라니…
딸아이가 설명하기를
근처에 리조트 단지를 조성 중이라는데요
리조트 공사가 끝날 때까지 이곳을
임시공원으로 오픈한다고 합니다
그럼 어디 임시 공원의 수준을 보러 가 볼까요?

임시공원답게 주차는 흙바닥으로 된 공간에
감으로 줄을 맞춰서 하게 되어 있었어요

차에서 내리니 넓은 잔디가 펼쳐집니다
푸르른 하늘과 신선한 공기가 우리를 환영하네요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도 보이고요

간이 의자를 펼쳐놓고 눈앞에 펼쳐진 바다를 바라보며
경치를 즐기는 사람들도 보입니다

눈앞에 펼쳐진 탁 트인 태평양 경치에
절로 와~~ 소리가 나오네요

뒤쪽으로는 가건물로 된 식당이 있었는데요
피자종류를 팔고 있다고 합니다
지난번 딸아이 부부가 왔을 때
이 식당에서 먹으려고 시도했었는데
너무 사람이 많아서 못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는 점심 식사를
미리 준비해 가지고 왔습니다
김밥과 떡볶이 그리고 치킨,
디저트로 먹을 빵과 과일에 커피까지
아주 야무지게 챙겨 왔어요

우리도 간이 의자를 펴놓고
햇빛을 피할 수 있는 소형 텐트도 뒤쪽에 설치하고
본격적인 피크닉을 시작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삐죽 튀어나온 밴쿠버의 끝쪽 땅이
유비씨 대학교 캠퍼스가 있는 곳입니다
그 주변에 있는 해변가의 집들은
밴쿠버의 최고가를 호가하는
이곳에서 가장 돈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사는 곳이죠

아름다운 해변의 경치와
비록 한국식품점에서 사 온 음식들이었지만~ㅎ
맛있는 한국음식들 그리고 신선한 공기가
여름날의 피크닉을 더없이 즐겁게 합니다

잔디밭 가운데 간이 텐트는
야외 결혼식이나 파티등을 위한
이벤트 장소 같아 보였어요
이런 경치를 배경으로 야외에서 하는 결혼식,
정말 멋질 거 같네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점점 뜨겁게 느껴지는 햇빛도 문제였지만
화장실을 가야 하는 게 절박한 문제로 다가옵니다

임시공원이어서 화장실도 임시 화장실입니다
저렇게 생긴 간이 화장실~ 정말 가기 싫거든요
차라리 저길 가느니 피크닉을 접고
깨끗한 화장실이 있는 가까운 몰로 가자 싶더라고요
그래서 화장실 가고 싶은 사람이 나올 때까지만
이곳에 있기로 절박한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사위가 다른 종류의 이동식 화장실을 발견합니다
야외 이벤트할 때 부르는 렌트식 화장실인데요~
남편을 선발대로 먼저 보냈습니다
다녀오더니 깨끗하다고 가보라고 하네요

문 앞에는 신랑 신부의 이름이 쓰여있고
그들의 결혼식을 위한 화장실이라고 되어 있었어요
날짜를 보니 하루가 지났는데
아직도 철거를 하지 않은 거 같았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보니
비행기 화장실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깔끔하고
더운물에 손 닦는 종이 타월까지 잘 준비된
훌륭한 화장실이었어요
신랑 신부에게 축복이 있으라~
진심 어린 맘으로 축원을 보냈답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경치를 배경으로
예쁜 결혼식을 올렸을 신랑 신부 덕분에
야외에 나오면 제일 큰 걱정인
화장실이 해결됐네요~^^

큰 문제가 해결 됐어도 뜨거운 햇빛 때문에
더 오랜 시간 이곳에 있기는 힘들었어요
점심도 잘 먹었고 이곳의 멋진 경치도 즐겼으니
그늘이 있는 다른 공원으로 옮기자~
만장일치로 장소를 옮기기로 합니다
또 다른 느낌을 가진 밴쿠버의 공원 모습,
다음 포스팅에 보여드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