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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이아가라 보다 키가 큰 브랜디와인 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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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오늘 우리의 목적지는
체아카무스 호수 (Cheacamus lake)였습니다
차 트렁크에 피크닉에 필요한 것들을 가득 싣고
시원한 호숫가에서 피크닉을 즐기려던 것이
오늘의 계획이었는데요
예기치 않은 교통 통제로 인해서
피크닉을 갈 타이밍을 놓치고
Furry Creek 골프코스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다시 차를 움직여 봅니다
골프코스에서 점심을 먹고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교통 통제의 원인이 되었던 사고 처리는 모두 끝나고
Sea to Sky Highway 도로 상태는 정상이 되었어요
하지만 호수로 가기에는 시간도 많이 지체되었고
무엇보다도 산 쪽으로 검은 구름이 몰려드는 것이
곧 비가 올 듯합니다
이래저래 오늘은 호숫가 피크닉이 어려울 거 같네요
여기까지 왔으니 1시간 남짓 거리에 있는
휘슬러 빌리지를 둘러보기로 하고
휘슬러 쪽을 향해 계속 운전합니다
하이웨이를 달리다가 우연히 발견한 폭포 사인,
이름도 특이한 브랜디와인 폭포입니다
휘슬러 가는 길에 있는 샤논폭포는 여러 번 가 봤는데
이곳은 처음이었어요
그래~ 꿩 대신 닭이지 뭐
호수 대신 폭포도 괜찮겠네요~^^

일단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안내 표지판을 확인합니다
Brandywine falls park이라고 되어 있어요
주차장에서 브랜디와인 폭포까지는
15분 정도 트레일을 걸어야 나온다고 되어있네요
15분 정도면 멀지는 않은데~~
기껏 갔는데 계곡 따라 졸졸 내려오는 폭포면 어쩌지?
갈등을 하고 있는 중요한 시점에
이곳에 한번 와 본 적이 있는 사위가
그래도 볼만하다고 검증을 합니다
폭포는 언제나 시원한 느낌과 멋진 경치를 제공하니까
믿고 가보기로 했어요

맑은 계곡물을 따라서 오솔길을 걸어갑니다
신선한 공기에 계곡물 흐르는 소리~
오랜만에 제대로 트레킹 하는 느낌에
기분이 상쾌해집니다

폭포방향과 다른 목적지로 나누어질 때에는
이정표에 표시가 잘 되어 있으므로
길 잃을 염려는 없겠네요

우거진 나무 숲의 느낌이
밴쿠버 근처의 트레일에서 받는 느낌보다
훨씬 깊은 숲 속에 와 있는 느낌이었어요
곧 곰이 튀어나와도 전혀 이상할 거 같지 않은
약간은 으스스한 기분도 들더라고요
진짜 곰을 만나면 우리 어떻게 해야 하지?
곰은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하니까
동시에 핸드폰 벨소리를 크게 울리자~~
뭐 그런 얘기를 하면서~
은근히 경계도 하면서~
폭포를 향해 걸어갑니다

가다가 만난 철길 위에서
사진도 한 장씩 남기고~
나~ 돌아갈래~~~
영화 속에서 설경구 배우의 대사도 흉내 내보고~~
하하 호호 웃음소리에 곰이 나왔다가도
도망갈 듯했다네요~ㅎㅎ

드디어 폭포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 지형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잘 설명이 되어 있었어요
폭포는 브랜디와인 크릭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쪽의 파우더 마운틴 빙하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폭포는 체아카무스 강 서쪽 둑 옆에 있는
용암류의 가장자리에 의해 형성되었고
바로 하류에는 데이지 호수가 있다고 합니다

드디어 폭포를 만납니다
낭떠러지로 힘차게 내려오는 폭포도 볼만했지만
그 옆으로 보이는 절벽의 지층 단면 모습도
오랜 땅의 역사를 한눈에 보는 듯해서
신비한 볼거리를 만난 듯 느껴졌습니다

절벽 끝에서 조차 뿌리를 내리고
강인하게 뻗어있는 나무들의 모습에서
자연의 위대함과 신비함을 느낄 수 있었답니다

너비는 그다지 넓지 않았지만
폭포의 높이는 70미터로
53미터의 높이를 가진 나이아가라 폭포 보다도
키가 큰 폭포라고 합니다
산의 계곡을 따라 흘러내리는 폭포가 아니라
나이아가라처럼 절벽 아래로
수직으로 쏟아지는 폭포여서
보기에도 시원하고 물소리도 시원했습니다

세찬 물줄기가 나이아가라 폭포 못지않게
시원하고 대차게 떨어집니다
물론 너비는 비교할 수 없지만 말이죠~^^

힘차게 떨어진 폭포수는
체아카무스 강으로 흘러 흘러
결국 너른 바다로 나아가겠죠?

근처에 있는 데이지 호수의 모습도
멀지만 시야에 들어옵니다
휘슬러를 그렇게 여러 번 왔어도
이렇게 멋진 곳을 매번 그냥 지나치기만 했다는 거죠?
Sea to Sky Highway 입구에 있는
유명한 샤논폭포 보다도
이곳이 훨씬 더 마음에 드는데요?

세차게 떨어지는 폭포수 앞에서
잠시 물멍~ 을 하다가
하늘이 흐려지는 게 곧 비가 올 거 같은 느낌에
다시 주차장을 향해서 발길을 돌립니다

그런데 폭포이름이 브랜디와인?
왜 술 이름일까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공원 웹 사이트에 나와 있기를
하우 사운드와 노던 철도를 공사하던
두 측량사 잭 넬슨과 밥 몰리슨이
폭포의 높이를 맞추는 내기를 했다고 해요
실제 높이와 근접한 높이를 추측을 하는 사람이
승자가 되는 걸로 하고
브랜디(와인) 한 병을 걸었는데요
폭포의 높이는 체인으로 측정되었다고 합니다
브랜디 한 병을 얻은 승자는 몰리슨이었고
내기에 진 넬슨이 브랜디와인이라는 이름을
폭포에 붙였다고 하네요
저 폭포 때문에 내 브랜디 한 병을 손해 봤다~
폭포수 쏟아지는 게 내 브랜디가 쏟아지는 거 같네~
뭐 이런 의미일까요?~ ㅎㅎ

폭포 관람을 마치고
다시 트레일을 걸어서 주차장으로 나갑니다
하늘을 향해 쭉쭉 뻗은 나무가 무료로 제공하는
신선한 피톤치드를 가슴 가득히 마시면서
곧 비가 올 것만 같은 날씨를 걱정하며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먹구름도 몰려들고 시간도 많이 지체됐고
오늘 호수를 가기는 틀렸지만
꿩 대신 닭~
호수를 대신해서 멋진 폭포를 건지고
휘슬러 빌리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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