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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파리 노드역에서의 마지막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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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르 드골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로 돌아가는 길,
파리 노드역에서 공항으로 가는 기차를 타면 되는데요
역 근처에서 저녁을 먹고 갈 예정입니다

유리로 된 노드역 신관 쪽,
와~~ 그런데 여기서 놀라운 냄새를 만납니다
광장 가득히 퍼지는 강렬한 암모니아 냄새가
마치 밀폐된 공간에서 느껴지는 거처럼
엄청나게 세고 충격적인 냄새였어요
뭐지?~~~
고개를 돌려 두리번거릴 정도로 말이죠

역 건물과 다음 건물 사이의 골목에서 발견된
믿을 수 없는 저 설치물은 ~?
바로 남자들의 소변기였습니다
거리 한쪽에 오픈된 공간에 있는 소변기?
냄새의 주범이 바로 그거였답니다
제가 두리번거리던 순간에 바로 어떤 사람이
그곳에서 소변기를 사용하고 있었기에
지금도 실제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던
정말 믿어지지 않는 광경이었어요

어딜 가나 화장실이 귀하고
그나마 돈을 내야 화장실 이용이 가능한 파리에서
아무 데서나 노상방뇨를 해버리는 사람들 때문에
궁여지책으로 저런 오픈형 간이 소변기를
도시 곳곳에 설치했다는데요~~~
이거 정말 이렇게 밖에 해결 방법이 없는 건가요?
예술의 도시 아름다운 파리의
민낯을 보는 기분이었습니다

냄새를 피해서 노드역 본관 쪽으로 서둘러 움직입니다
노드역 본 건물은 여러 개의 조각상들이
미술관처럼 건물을 장식하고 있는
고풍스러움이 살아있는 멋진 건물이에요
이곳은 프랑스 최대의 역이고
유럽에서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은 역이기도 한데요
1846년부터 영업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무려 177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네요
파리와 런던을 해저터널로 연결하는
유로스타를 타는 곳도 바로 이곳입니다
유럽의 국제 고속 열차인 탈리스, TGV 등의
시종착역이기도 하고
RER B, D선과 파리 메트로 4, 5호선도
이곳에서 탈 수 있습니다
이왕에 여기까지 왔으니
프랑스 최대의 역 구경도 놓치면 안 되겠죠?

실내의 모습은 고풍스러운 겉모양과는 달리
그저 모던하고 평범한 기차역 분위기입니다

니스 공항에도 여행객들에 의한
즉석 연주회를 할 수 있도록
공항 청사 한쪽에 피아노가 놓여 있었는데요
이곳에도 즉석 연주용 피아노가 있었습니다
옆에 트렁크를 세워놓고 즉석 연주를 하고 있는
낭만적인 여행객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어요

탈리스 고속열차가 출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열차는 파리, 벨기에의 브뤼셀, 독일의 쾰른을 거쳐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까지 가는 탈리스 PBKA입니다
기차를 타고 몇 시간이면 국경을 넘어서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다른 나라에 도착되는 유럽,
기차 여행은 유럽 여행의 진정한 묘미인데 말이죠
다음에는 좀 더 긴 일정으로 유럽 여러 나라를
기차로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유로스타 출발지는 2층이라고 표시되어 있습니다
지금 런던으로 갈 수는 없어도 한번 올라가 볼게요

2층으로 올라가 보니 유니언 잭, 영국 국기가
커다랗게 벽면을 차지하고 있었어요
이곳이 런던행 기차 타는 곳임을 알리고 있네요

이제 배가 고프니 식당을 찾아서 밖으로 나가볼까요?

와~ 역 앞 카페에 앉아있는 사람들,
모두 길가를 향하고 앉아서 노천카페를 즐기고 있어요
마치 길거리의 레이스를 관람하는 분위기 아닌가요?
모두들 진심으로 정면을 향해서 앉아 있습니다
처음 파리에 왔을 때 노천카페에서
모두 정면을 향해서 앉아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는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서
많이 웃었던 기억이 납니다

종착역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 ’Terminus’,
오늘 우리 여행의 마지막 날과 어울리는 이름을 가진
‘Terminus Nord’에서
파리에서의 마지막 식사를 합니다

23 Rue de Dunkerque Paris
구글 평점 4.1

실내 분위기가 제법 우아한
프랑스식 정통 레스토랑입니다

파리를 떠나기 전에 에스카르고를 한번 더 먹어줘야죠
둘째 날 먹었던 것보다 크기도 더 크고
맛도 더 좋았습니다

스테이크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필레미뇽이라는 단어의 본국에 와서
진정한 필레미뇽을 주문했습니다
가니쉬도 전혀 없는 오로지 고기뿐인 메인디쉬~
다른 게 필요치 않은 완벽한 맛이었다고 극찬합니다

제가 시킨 그릴에 구운 새우 또한 성공~이었어요
새우 아래에 숨어있는 야채 볶음밥도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행복한 맛이었습니다

프랑스의 대표 디저트인 크림 브륄레,
두고두고 그 맛이 생각났던
진정한 디저트의 대표였답니다

지출은 좀 컸어도 뿌듯한 마음으로
파리에서의 마무리 식사를 마쳤네요
이제 호텔로 돌아가서 짐도 싸고
내일의 긴 시간 비행에 대비해서
일찍 휴식을 취하려고 합니다
아쉽지만 파리에 안녕을 고하고
호텔을 향해서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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