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파리행 비행기를 타기 위해
밴쿠버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저에게 공항은 항상 설렘을 주는 마법의 장소입니다
여행을 떠나거나 돌아오거나
누군가를 배웅하거나 마중하거나
마음에 떨림을 주는 마력의 장소,
오래전 제가 승무원을 하던 그 시절에는
저의 출근 장소이기도 했던 공항이라는 곳,
그래서 더더욱 저에게는 친근하고 설레는
그런 장소가 아닐까 싶네요

리치먼드에 있는 밴쿠버의 국제공항은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교통량이 많은 공항입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연속 북미 최고의 공항에 선정되었다고 하네요
세계 각 공항에는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서 정한
알파벳 세 글자로 표기되는 고유 코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의 인천공항은 ICN,
파리 샤를르드골 공항은 CDG,
뉴욕 존에프케네디 공항은 JFK,
밴쿠버 공항은 YVR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비행기 티켓을 보면
공항코드로 출발지와 목적지가 표기되어 있죠
그렇지만 인천공항을 ICN 공항이라고
사람들이 부르지는 않듯이
코드명으로 공항 이름을 부르지는 않는 게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특이하게도 밴쿠버에서는 YVR을
공항의 이름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공항 로고 자체에도 'YVR'이 들어가 있어서
공항 진입로나 터미널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답니다
밴쿠버 현지인들도 이 공항을 지칭할 때
Vancouver International Airport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YVR' 혹은 ‘YVR Airport'라고 많이들 부른답니다

여객 터미널은 두 곳인데요
Main Terminal과 South Terminal이 운영 중입니다
Main Terminal은 국내선 및 국제선 비행기를 타는 곳이고
South Terminal은 에어택시나 소형 비행기와 헬리콥터,
수상 비행기 등을 이용하는 곳입니다

패스트푸드가 아닌 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레스토랑도 있긴 합니다만
가격과 음식의 질은…글쎄요
구글 평점을 보니~~

1.9…!!
오 이렇게 낮은 평점도 있군요~
공항 오기 전 리치먼드에서 식사를 하고 와서
정말 다행입니다~^^

이곳에는 기념품점 외에도 편의점, 환전소 등
약간의 쇼핑을 할 수 있는 스토어들이 자리하고 있어요
보안구역 안으로 들어가기 전이어서 면세점도 아니고
언뜻 보기에도 한산해 보입니다

일단 스크린에서 내가 타고 갈 항공편을 확인하고
어느 창구에서 체크인을 해야 할지 살펴봅니다

길게 늘어선 항공사별 체크인 카운터입니다
오늘 이용할 에어프랑스 카운터를 먼저 찾고 나서
아까 스크린에서 본 수속 카운터 넘버로 가야 되겠네요
미리 온라인 체크인을 30시간 전에 집에서 했고
탑승권도 프린트했고 부쳐야 할 짐도 없기 때문에
카운터로 갈 일이 없을 듯 하지만
그래도 카운터 앞에 있는 셀프 체크인 기계에 직접 가서
여권을 스캔하고 최종 체크인을 해야만 한답니다
온라인 체크인은 보통 항공기 출발 24시간 전에
해당 항공사 웹사이트에서 가능한데요
에어프랑스의 경우에는
출발 30시간 전부터 가능하더라고요
빨리 체크인을 하면 원치 않는 좌석이 배정된 경우
남아있는 좌석을 먼저 선택할 수 있으니
저는 알람을 맞추어 두고 웹체크인이 열리자마자
서둘러서 체크인을 한답니다
단 항공사별로 얼마 전에 오픈하는지가 다르니
미리 확인해 두시면 좋을 것 같네요

이제 보안구역 안으로 들어갑니다
입구로 들어가는 줄이 제법 기네요
보안 체크 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
일단 안으로 들어가서 게이트까지 확인하고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안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고
서둘러 긴 줄에 합류합니다
100ml 넘는 액체는 보안구역을 통과할 수 없으므로
먹던 생수병은 여기서 버리고
부치는 가방이 없으므로 100ml 이하의 액체나 크림은
투명한 비닐에 넣어서 따로 보여줘야 하는 과정,
그나마도 일인당 열개를 넘으면 안 되는 규정,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야 하는
유럽 여행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
기내 캐리어로 짐을 쌌더니
액체류 기내반입 규정 때문에 보안구역 통과할 때
영 ~~ 불편하고 거추장스럽네요
부치는 짐이 있다면 그 안에 다 때려 넣으면 될 텐데요~ㅠㅠ

보안구역 통과 후 드디어 면세구역으로 들어왔어요
뭐 어차피 올 때도 액체류 반입이 안되니
화장품이고 술이고 살 생각을 못하겠네요
하지만 이동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서
최대한 짐을 줄인 여행이니
다른 한 가지는 기꺼이 포기합니다

비행기에 오르기 전에
여러 가지 잡동사니를 살 수 있는 편의점입니다
간단한 상비약에서부터 간식거리, 읽을거리,
간단한 기념품까지 팔고 있는 곳이에요
제가 보안구역을 통과한 후에 꼭 들르는 이곳은
기내에서 먹을 생수를 사기 위해서입니다
승무원에게 자꾸 물을 달라고 요청하기가 미안할 만큼
기내에서 물을 많이 먹거든요
예전에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시절,
홍차에 곁들여 서비스하기 위한 레몬 슬라이스를
깜빡하고 랩을 씌우지 않은 채 놔두면
비행기 내릴 때 즈음엔
정말 말라서 비틀어진 걸 볼 수 있을 정도로
기내가 건조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행 중에는 얼굴에 미스트 뿌리고, 물 많이 먹고
최대한 수분을 지키려 노력하곤 한답니다

안내 센터와 환전소를 겸한 키오스크가 있네요
아~ 그거 알고 계시죠?
세계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공항에 있는 환전소 환율이 가장 나쁘다는 거요
혹시 현지 화폐를 쓰다가 남아서 역환전 하시더라도
동전만 빼고 모두 한국으로 가져가셔서
은행을 이용하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랍니다

명품 거리를 지나서 게이트를 확인하러 갑니다
종종 게이트가 생각보다 멀리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게이트 위치를 확인한 후에
탑승까지 남은 시간을 활용해서 공항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특히 인천공항처럼 넓은 공항은 더욱더 주의를 요합니다
인천공항에서 몇 번 경험한 일인데요
게이트가 뭐 얼마나 멀겠어하고
먼저 면세점부터 구경하다가
나중에 게이트로 갈 때 생각보다 너무 멀어서
당황했던 경험이 몇 번 있었답니다

보안구역 안쪽으로도 역시 몇 가지 안 되긴 하지만
스타벅스를 비롯한 패스트푸드점이 자리하고 있고요

다이닝 레스토랑도 있긴 있습니다
여긴 구글 평점이 얼마나 될까요?
2.2!
역시나 아주 낮은 평점을 받고 있네요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동전이 바닥에 가득한 연못,
무사한 여행을 기원하며 던져진 동전도 많을 거 같네요
여행이라는 게 마치 미니 인생 같아서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 수가 없잖아요
좋은 일도 있겠고 나쁜 일도 있을 수 있고…
우리의 계획이나 의지로 해결이 안 되는 일들도
일어나게 마련인 거죠
그런 의미에서
무탈하고 건강한 여행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동전 하나 연못에 던질 걸 그랬나요?

특이하게도 공항에 알록달록한 물고기들이
평온하게 노닐고 있는 수족관도 있네요
한가롭게 오가는 물고기들을 보고 있자니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저 물고기들은 수족관 안에서 안전하긴 하겠지만
드넓은 바닷속의 신비함은 알 수가 없겠구나
수족관 안에서 평온하긴 하겠지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설렘은 알 수가 없겠구나 하는
물고기의 입장을 생각을 해봅니다
이제 내가 살고 있는 수족관을 벗어나
새로운 세상, 드넓은 바다를 경험하러 떠납니다
마음 한가득 설렘을 안고
약간의 경계심을 장착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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