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온은 32도, 차량 온도계는 36도를 찍고 있어요
아무리 날이 뜨거워도
미리 온라인으로 구입해 둔 티켓이 있었기에
망설임 없이 튤립축제를 보기 위해
아보츠포드를 향해서 달려갑니다
구름 한 점 없이 쨍~ 한 날씨와
멀리 보이는 미국 베이커산의 스노우캡!
산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뜨거운 날씨에 에어컨을 켠 것마냥
시원한 느낌이 몰려오네요
드디어 행사장에 도착했습니다
허허벌판에 마련된 주차지역에는
빈자리가 있을까 싶게
꽃구경 나온 차들이 빽빽이 주차되어 있었어요
예약을 할 때 2시간 단위로 시간을 나누어 받는데도
차들이 엄청 많네요
그래도 중간중간 주차를 안내하시는 분이 있어서
수신호를 따라가면 쉽게 빈자리를 찾을 수 있었답니다
간이 텐트로 구역을 나누어 티켓을 컨트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으로 미리 구입한 사람($15)과
현장에서 구입하는 사람($20)이
따로 입장할 수 있도록 잘 나누어 놓았네요
저 텐트를 지나면
한동안 그늘 한점 없는 땡볕을 누벼야 한다는~
들어서면 간단한 음료와 스낵등을 팔고 있는
천막스토어 등과 이동식 화장실들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날이 뜨거워서 시원한 레모네이드 생각이 간절하긴 했지만
건너편에 줄 세워둔 이동식 화장실을 보니
물도 마시지 말고 어서 지나가자~
깨달음이 확 오더라고요
풀밭 위에 피크닉 테이블도 있어서
혹시 집에서 피크닉 도시락을 준비해 와도
좋을 거 같긴 한데요…
오늘같이 쨍한 날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등이 뜨거워집니다
웰컴 간판은 보이는데 튤립꽃밭은 어디 있지?
하긴 이렇게 가까이에서 꽃밭이 보인다면
누가 돈 내고 꽃구경을 하겠나요~~
아직 더 많이 걸어가야 튤립을 만날 수 있겠네요
중간중간 이곳에 대한 안내판도 붙어 있어요
27 에이커 넓이에 70종류의 튤립을 심어 놓았고
5백만 송이의 튤립이 자라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들판 사이로난 길을 따라서
더 안쪽으로 자꾸자꾸 들어갑니다
저 들판은 다음 시즌 꽃을 위해 비워둔 것이겠죠?
튤립축제만 있는 줄 알았더니
6개월 간 기간을 나누어서
이곳에서 다섯 종류의 꽃을 볼 수가 있다는 안내입니다
4월-5월은 튤립, 5월-6월은 모란,
6월-8월은 라벤더, 6월-9월은 해바라기,
그리고 4월에서 9월까지 6개월 동안은 들꽃이 핀 초원,
이렇게 안내가 되어 있어요
또 한동안 가다 보면 농장 주인에 대한 이야기도 나옵니다
Nick이라는 사람인데요
지난 30년간 캐나다와 미국 마켓에 꽃을 공급하며
성공적인 비지니스를 하고 있다는 그런 얘기네요
우왕~~~ 그런데 튤립은 어디에 있나요?
두둥~~ 드디어 튤립 등장입니다
꼭꼭 깊이깊이 잘 숨겨 두었네요~^^
튤립 색깔이 이렇게나 다양하다고?
꽃에 대해 무지한 저는
빨간 튤립밖에 생각할 수 없었더랬는데…
흰색, 노랑, 보랏빛까지~~~
빨간색도 진한 빨강, 옅은 빨강, 자줏빛 빨강…
초등학생용 12색 물감만 보다가
전문가용 백 가지 색 물감을 보는 기분입니다
줄지어 색깔 별로 심어 놓으니
이런 멋진 풍경을 만들어 냅니다
4월 초부터 시작된 튤립축제는 5월까지로
지금은 거의 끝나가는 시점입니다
자세히 보면 꽃봉오리가 떨어져 있는 튤립도 많았고요
날이 더워서인지 시들시들한 꽃도 많았어요
몇 년 전에는 튤립축제를 시작하자마자
가본 적이 있었는데요
그때는 꽃봉오리가 활짝 열리지 않았어서
그다지 예쁘지 않았던 기억이 있네요
다음에 또 온다면 4월 말쯤이
가장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늘 한점 없는 땡볕 아래서 보는 설산이
더 멋져 보이네요
캘린더의 한 장면 같은 사진도 건지고,
덥다 못해 뜨거웠지만 딸과의 추억도 만들고,
시야 가득했던 튤립밭만큼이나
예쁘고 화사했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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