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의 중심거리인 하우프트 거리를 걷다가
중간 즈음에서 옆 골목으로 꺾어지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학생감옥이 위치한
작은 골목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학생 감옥이라고?
그건 뭐지?

처음 제가 그런 곳이 있다는 걸 들었을 때 반응이었어요
건물 옆으로 자전거가 주차된 골목길을 따라서
호기심을 발동하며 들어가 봅니다

살구색 담장과 이어진 건물이 나타나고
베이지색 아치형 출입문 옆에 뭔가 간판이 보이네요

독일어로 되어 있지만 언뜻 보아도
위의 단어는 학생이라는 영어 단어와 흡사한 철자를 가졌고
그 아래 있는 Karzer라는 단어가
아마도 독일어로 감옥이라는 뜻이려니 짐작이 됩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서 검색 시작~
‘Karzer‘는 독일어에서 유래된 단어로
역사적으로 대학교의 학생 감옥
또는 징계실을 의미한다고 하는데요
주로 19세기 독일 대학에서 사용되던 개념으로
학생이 학교 규칙을 어겼을 때
단기간 가두는 징벌 장소였다고 합니다
이 감옥은 1778년부터 1914년까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의 학생들을 위한
징계 목적으로 사용되었지만
감옥이라기보다 하나의 전통이나
문화처럼 여겨졌던 면도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은 감옥에 갇히는 것을
어느 정도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다네요
감옥 안 벽에는 자신들의 이름, 초상화, 낙서 등을 남겨 두었고
지금도 그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서
방문객들이 독일 대학 문화의 단면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평일 오픈 시간은 10:30에서 4시까지~
입장료는 4-6유로라고 안내되어 있었어요
오후 반나절 일정으로 하이델베르크를 방문한 우리는
내부는 관람할 수 없었지만
과거 독일 대학교의 특이한 문화를 잠시나마 접하고
다시 하우프트 거리로 돌아갔습니다

길게 뻗은 보행자 전용 도로인 하우프트 거리를 따라서
대학광장을 향해서 계속 올라가 봅니다

이곳이 하이델베르크 대학교가 위치한 주요 광장인데요
유니버지탯스플라츠(Universitätsplatz)예요
구시가지 전체에 대학교의 건물들이 여기저기 있지만
이 주변에 주요 건물들이 모여 있어서
광장 이름도 대학교 광장이네요

오래전 처음 하이델베르크를 방문했을 때
한국의 대학교처럼 울타리와 교문이 있는
대학교 캠퍼스를 생각하고는
어디가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냐며 묻고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구시가지 전체에 강의실, 도서실등이 흩어져 있는
유럽의 대학도시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고는
참으로 신기해했었던 기억,
그래서 이제는 어디가 어떤 대학 건물인지 따지지 않고
오롯이 그 분위기를 느끼는 것으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를 기억에 저장합니다

Hauptstraße 171 Heidelberg
구글평점 4.3
어느덧 저녁 식사를 해야 할 시간,
무얼 먹을까 망설임 없이
다시 하우프트 거리를 거슬러 올라가서
대학 광장 쪽으로 내려올 때 찜 해두었던
한식당 ‘소반’으로 저녁을 먹으러 갑니다
길 가다 발견한 한국 음식 사진의 간판이 어찌나 반갑던지
오아시스에서 사막을 만나면 이런 기분일까요?
대학광장까지만 보고 얼른 돌아와서 밥 먹자~~
따끈한 한식을 먹을 생각에
지친 다리에 절로 힘이 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씩씩하게 대학광장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다지 넓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실내가 일단 마음에 듭니다

한국식 창호지 방문 아닌가요?
창문처럼 벽에다 장식으로 응용을 하여
한국적인 고전미를 전달합니다

메뉴도 맛깔스러운 음식 사진과 함께
독일어와 영어로 간단하게 설명이 적혀 있었어요
가격은 14-20유로 정도였습니다

주문을 마치자 바로 제공되는 1인 1 반찬 세트~
내용은 깍두기, 숙주나물, 오이 샐러드였는데요
간단하지만 부족함 없는 구성이었습니다
얼른 깍두기부터 한알 쏘옥~
아~ 살 거 같네~^^

상표가 귀염 뽀짝한 독일 맥주와
맥주와 가격이 똑같은 환타 캔음료로 목을 축입니다
사실 유럽 여행을 하면서 식당에 가면
보통 4-5유로 하는 탄산수나 물값이
맥주값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곳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그 값에 콜라를 먹느니 맥주를 먹는 게 낫지 싶어서
본의 아니게 매끼마다 맥주 한잔씩을 하게 되더라는~^^


드디어 생각만으로도 침이 꼴깍 나왔던
김치찌개 등장입니다

그리고 따끈한 국물에 담긴 뚝배기 불고기~

창밖은 유럽 소도시 한복판인데
창문 안쪽은 한국의 맛과 분위기가 그득합니다
유럽의 거리 전경을 눈에 담으며
한식을 누리고 있는 이 순간~

이렇게 한상 가득 차려놓고 폭풍 흡입에 들어갑니다
사실 집 떠난 지 겨우 이틀째인데
이렇게나 한식이 반가울까요?
현지 식당에서 따끈한 국물 먹기는 쉽지 않고
한식당이 흔하지 않은 유럽의 소도시들,
발품을 팔아서 두 다리의 힘으로만 여행을 해야 하는
유럽여행 중 최고의 보약은
뭐니 뭐니 해도 따끈한 한식이 아닐까요?

대부분의 독일 식당은 테이블에서 계산서를 받고 계산을 하는
미국이나 캐나다에서와는 달리
직접 카운터로 가서 계산을 해야 하더라고요
계산을 하면서 본 카운터 선반의 장식된 한국 자기들도
푸근함과 반가움을 느끼게 했습니다

맛도 분위기도 메인 거리에 자리한 위치까지도
모두 만점을 주고 싶은 한식당 ‘소반’을 나서서
차를 세워둔 주차장으로 향합니다

다시 도착한 마르크트 광장,
우리가 이용한 P12 주차장 근처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다시 만난 고풍스러운 건물의 시청,
하이델베르크의 마지막 코스로
관광 안내소가 위치한 시청 건물로 들어가 봅니다

일단 하이델베르크 구시가지를 모형화한
축소판 하이델베르크를 들여다보면서
전체적인 도시의 모습을 머리에 그려봤습니다

깔끔하고 모던한 로비가
건물의 고풍스러움과 묘한 조화를 이루네요

이곳으로부터의 거리가 얼마인지
목적지 별로 방향과 함께 제시한 빨간색 이정표가
여행자의 거리 감각을 깨워줍니다

각종 관광에 대한 안내서나 지도를 구할 수 있는 방도
누구에게나 개방되고 있었습니다

화장실이 귀한 유럽,
심지어는 백화점 안의 화장실도 이용하려면
돈을 내야 하는 유럽인데요
이곳의 청결한 화장실은
관광객들에게 시원하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었어요

이제 반나절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독일의 유명한 대학도시인 하이델베르크를 돌아보고
프랑크프루트로 차를 몰아갑니다
네카어 강변에 정박된 유람선들을 보면서
시간 여유가 있다면 타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하이델베르크의 아름다움 만큼이나 예쁜 노을을 맞으며
다음 목적지 프랑크푸르트를 향해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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