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몰라 그랑프리 대회 3일 중 마지막 날인
대망의 결승전을 직관하기 위해서
아침 일찍 마라넬로에 있는 호텔을 떠나서
서킷이 위치한 이몰라로 향합니다
매일처럼 3일 동안 출근 하듯이 방문하는 도시 이몰라,
오늘 결승 레이스가 끝나면
바로 밀라노로 향할 예정입니다
오늘 우리가 차를 세운 곳은
대회기간 3일간 주차한 각각의 다른 장소 중에서
가장 정문과 위치가 가까운 곳이었어요
3일간 계속 오다 보니 주차도 요령이 생기네요
하지만 결승 경기가 있는 날이어서
그렇지 않아도 많았던 차가 정말 많은 날이었고
그랬기에 발생한 교통체증도 극심해서
예상한 시간보다도 아주 많은 시간이 소요 됐습니다
서킷에 들어서자 지난 이틀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단은 팬존으로 먼저 고고~~
서둘러 팬존에 들어서니 이미 선수들이 무대에 등장해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었고
멀리서 스피커를 통해서 들려오는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 선수의 허스키한 음성~~
빨리빨리 무대가 보이는 곳으로 달려~~~
그런데 우리의 시야에 무대가 들어왔을 때는
막스 베르스타펜의 인터뷰는 이미 끝이 났고
벤츠팀 소속의 두 선수인 조지 러셀 선수와
일곱 번의 월드 챔피언 경력이 있는
루이스 해밀턴 선수가 인터뷰 중이었어요
너무도 잘 생긴 조지 러셀 선수의 얼굴이
스크린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늦게 도착한 탓에 뒤쪽에서 멀찌감치 두 사람을 보았지만
여전히 신기하고 감격스러웠던 순간이었네요
인터뷰 무대가 끝난 후에 팬존을 잠시 더 돌아보고
남은 시간을 이용해서 점심식사를 하러 갑니다
곳곳에 위치한 스낵카들도 우리를 유혹했지만
테이블에 앉아서 편히 먹고 싶어서 발품을 팔아봅니다
다양한 종류의 스낵카들의 가격을 비교해 보니
음료수등의 동일 제품은 모두 가격이 통일되어 있었고
음식의 가격도 비교적 저렴한 편이어서
주차비뿐만 아니라 스낵카의 음식 가격들 까지도
시에서 잘 통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작년에 모나코 그랑프리를 관람하러 갔었을 때는
점심을 먹으러 나가서 확인한 식당들의 음식 가격이
터무니없이 비쌌었던 기억이 있거든요
서킷의 규모가 워낙 광대하다 보니
서킷 중앙으로 공원과 식당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신기한 새소리에 뭐지 하고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야생 공작들이 여기저기 나무 위에 앉아서
그들만의 소리로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있었어요
비둘기도 아니고 까마귀도 아니고 야생 공작이라니~~~
흔치 않은 장면에 사람들이 카메라를 꺼내듭니다
공원을 가로질러 조금 더 걸어가면
작은 이벤트 무대를 가진 식당이 나옵니다
파라솔로 햇빛도 가려주고 테이블도 세팅되어 있고~
조금은 편히 테이블에 앉아서 식사할 수 있는 게 좋더라고요
볼로냐 지방에서 먹어야 하는 파스타 중 하나인 토르텔리니를 여기서 맛보게 되었는데요
화려한 플레이팅의 힘도 빌리지 않았고
작은 만두 모양으로 소박하게 종이그릇에 담겨 있었지만
그 맛 만은 다이닝 레스토랑의 요리만큼이나
감동적이고 고급진 맛이었습니다
이제 선수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진행되는
결승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서 우리의 자리를 찾아갑니다
빈자리 없이 스탠드를 가득 채운 관객들이
결승전의 열기를 실감 나게 합니다
드디어 선수 퍼레이드가 시작됐어요
긴 차량 위에 오늘 출전하는 20명의 선수들이 올라타서
서킷을 한 바퀴 돌면서 관중들에게 인사를 합니다
먼 거리여서 얼굴은 손톱만 하게 보였지만
유니폼과 모양새 만으로 누가 누구인지 금방 알 수 있더라고요
F1 레이서들의 실물 영접이라니~
비싼 돈 들이고 땡볕을 견디며 이곳에 앉아있는
보람이 영그는 순간입니다~^^
결승전이 시작되기 전에 또 하나의 이벤트~
지금은 은퇴를 했기 때문에
서킷에서 운전하는 모습을 더 이상은 볼 수 없는
세바스찬 베텔 선수가 등장합니다
이 서킷에서 경기도중 사망한
아일톤 세나 선수의 추모 30주년을 맞이해서
세바스찬 바텔 선수가 아일톤 세나의 차량을 직접 몰고
서킷을 한 바퀴 도는 이벤트였어요
세바스찬 베텔의 팬인 딸아이는
은퇴한 그가 서킷에서 운전하는 모습을 직접 본 것만으로도
티켓값의 본전을 뽑았다면서 감격스러워합니다
드디어 이몰라 그랑프리 결승의 순간~
홈경기답게 페라리의 팬들인 티포시들이 포진한 가운데
어제 퀄리파잉에서 정해진 순서대로 스타트를 해서
4.9Km의 서킷을 63바퀴 돌아야 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가 시작됩니다
티포시는 이태리어로 팬이라는 뜻인데요
페라리 팀의 열성팬들을 부르는 명칭로 통합니다
이들 티포시의 응원은 우리나라의 붉은 악마처럼
붉은색으로 시선을 압도하고
색깔만큼이나 정열적이고 강렬한 응원을 펼치기에
다른 대회보다 이태리 그랑프리를
더 뜨겁고 강렬하게 만듭니다
흔히 이태리에는 두 개의 국교가 있다고들 하는데요
하나는 카톨릭이고 다른 하나가 페라리라고 하니
그들의 페라리에 대한 애정이 어느 정도인지를
짐작할 수가 있겠죠?
대부분의 관중이 열렬히 환호하는 페라리 팀의
샤를 르클레르 선수가 지나갑니다
어제 퀄리파잉에서 4위를 차지해서
오늘 앞에서 네 번째 자리에서 출발한 샤를이
과연 포디움에 들 수 있을 것인지
혹은 티포시의 응원에 힘입어 우승을 할지도~~~
살짝 기대를 걸어봅니다
오늘 경기의 결과는 폴포지션으로 출발했던
레드불의 막스 베르스타펜이 예상대로 우승을 차지했고
그 뒤를 막바지까지 바짝 추격해서
관객들에게 보는 재미를 제공했던 맥라렌의 랜도 노리스가
불과 0.7초 차이로 2등을 차지했어요
3등은 티포시의 응원에 힘을 받은
페라리 팀의 샤를 르클레르가 차지해서 포디움에 오릅니다
경기가 끝나자 관객들에게 서킷을 개방했어요
조금 전까지 시속 300킬로로 레이스카가 달리던 길을 걸어서
본부석 쪽으로 나가봅니다
길 옆의 차선을 이태리의 국기 색깔로 칠해 놓은 것과
무리 지어 움직이는 티포시의 붉은 행렬이
이태리 그랑프리임을 실감하게 합니다
우리가 본부석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포디움 세라머니는 끝나고
대형 화면에서 그 장면을 재생하는 갓만 볼 수 있었어요
하지만 각 팀의 차고지가 있는 피트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고
패덕의 모습도 가까이에서 구경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피트 스톱의 크루들이 뒷정리를 하는 모습도
나름 흥미로운 구경거리였습니다
이제 많은 인파와 차량을 헤치고
이몰라를 어떻게 빠져나가느냐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험난한 숙제가 됩니다
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도로는 한계가 있고
이십만 명에 달하는 관객들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이몰라를 빠져나가야 하는 대혼돈의 시간~
주차장에서 고속도로 입구까지 걸린 시간만 해도
무려 세 시간 가까이 걸렸답니다
응원의 열기가 뜨거웠고~
강렬한 태양이 뜨거웠고~
이몰라를 빠져나가기 위한 경쟁이 뜨거웠던 하루~
마지막 목적지인 밀라노에서의 내일 하루 일정을 남기고
우리의 이태리 여행은 막바지를 향해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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