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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태리 이몰라 그랑프리 첫째 날 관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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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이몰라 그랑프리,
정확히 말하면 에밀리아로마냐 그랑프리 시작일입니다
금, 토, 일, 3일에 걸쳐서 개최되는 대회 중
오늘이 그 첫 번째 날로
두 번의 Practice(연습경기)가 있는 날이었어요
한 시 반에 시작되는 첫 번째 연습 경기부터
한 순간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비교적 일찍 호텔을 나섭니다
우리가 묵고 있는 마라넬로 빌리지에서 이몰라까지는
교통 체증이 없다면  약 1 시간 거리인데요
9시 반에 호텔에서 출발했으니까
연습 경기가 시작되는 한 시 반 까지는 여유가 있네요
그래도 빨리 경기장으로 가야 한다는 딸아이를 설득해서
가는 길목에 있는 볼로냐를 잠시 들러 보기로 합니다

볼로냐 시내로 일단 진입은 했는데요
생각보다 도시 규모도 크고
주차할 곳을 찾기도 만만치 않았어요
무엇보다도 거주자 외에는 진입할 수 없는
ZTL zone이 너무도 많더라고요
거주자가 아닌 차량이 ZTL Zone으로 들어가면
입구애 있는 카메라에 사진이 찍히고
지역에 따라서 10만 원에서 40만 원까지
어마무시한 액수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그래서 중심가를 차 안에서 휘리릭~ 슬쩍~ 보고는
우리의 목적지인 이몰라로 향합니다

고속도로 길목에는 3일간의 대잔치인
이몰라 그랑프리를 알리는 광고판이
F1 축제 분위기를 한결 업 시켜 줍니다

볼로냐에서 30분 정도 더 달려서 이몰라로 들어섭니다

이몰라 서킷 주변으로 60 군데 정도의
임시 주차장이 있었는데요
서킷 규모가 어마어마하므로
우리가 앉아야 할 좌석이 어딘지
어떤 출입구를 이용해야 하는지를 미리 살펴서
우리가 이용할 출입구와 가까운 주차장으로 가야 합니다
하지만 오늘이 첫날이어서 그런 파악이 잘 안 되는지라
그저 메인 출입문하고 비슷한 방향에 있는
2번 주차장에 차를 세웠어요

시골마을인 이몰라 서킷 주변의 농장들의 빈터가
삼 일간 임시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는데요
그저 너른 풀밭뿐인 이곳에
안내하시는 분이 가리키는 빈 곳에 주차를 합니다
이곳은 개인 농장터였는데요
가족들을 동원해서 주차안내를 하고
주차 요금도 받고 하는 거 같았습니다
승용차의 일일 주차요금은 20유로였어요

걸어서 서킷 입구 쪽으로 가는 길 곳곳에
번호가 붙여진 주차장들이 여러 곳 있었는데요
이미 만차여서 클로즈된 곳도 많더라고요
혹시나 주차요금이 장소에 따라 다른가 싶어서
다른 주차장 입구에 세워진 가격표를 비교해 봤더니
어느 주차장을 이용하던지
동일한 가격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차 세울 곳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농장주 이거나 공터의 주인들일 텐데
이런 큰 행사를 틈타서 바가지를 씌우지 않게끔
시에서 가격 통제를 잘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어요

일단 주차를 해결했으니 작은 강줄기를 따라서 걸어가 봅니다
지도를 보고 그래도 가까운 곳에 세웠다고 생각했었는데
하염없이 한참을 걸어도 서킷 입구가 나타나질 않네요

와~ 날도 뜨겁고~
잠시 쉬어가고 싶던 차에 반가운 젤라또 카페를 만납니다

망고 젤라또 위에 얹은 바삭한 쿠키가
향긋한 젤라또와 잘 어울리네요
서킷 안으로 들어가면 화장실 상태가 어떨지 모르니
화장실까지 야무지게 이용하고 다시  서킷으로 향합니다

드디어 이몰라 서킷 입구가 보입니다
이 서킷의 정식 명칭은 ‘엔초 에 디노 페라리‘인데요
1953년에 개장한 서킷입니다
페라리의 창업자인 엔초와
그의 아들 디노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이름이지만
이름이 길다 보니까
이몰라 서킷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해요

원래 이태리 그랑프리는
밀라노 근처에 있는 몬자에서 개최되고 있었는데요
1국 1개 그랑프리 개최 원칙으로 인해서
이곳에서는 그랑프리를 개최하지 못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981년 몬자 서킷이 보수공사로 인해서
이곳에서 포뮬러 원 이태리 그랑프리가 처음 열렸고
그 이후에 페라리가 아이디어를 짜내어
1시간 반 거리에 위치한 산마리노 공화국 이름을 빌려서
‘산마리노 그랑프리'라는 대회명으로
2006년까지 그랑프리를 개최했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이태리안의 작은 나라 산마리노 공화국~
‘눈 가리고 아웅~’ 했네요~^^
추후에 F1 1국 1개 개최 원칙이 바뀌면서
2020년부터는 떳떳하게
이태리 에밀리아로마냐 그랑프리로
화려하게 복귀하게 되었다고 해요
하지만 작년에는 이 지역 홍수로 인해서 대회가 취소되고
오늘이 1 년 만에 다시 열리는 대회라고 합니다

이몰라 서킷에서 눈길을 끄는 조형물,
빨간 페라리 자동차를 켜켜이 쌓은 페라리 탑이
이몰라 서킷의 원래 이름인
‘엔초 에 디노 페라리’를 상기시켜 줍니다

F1 관람 티켓 중에서 가장 저렴한 티켓을 산 사람들~
좌석이 없고 경기장 안으로 입장만 허락된 티켓이에요
아무 곳이나 적당한 곳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데요
땅바닥에 앉아서 보더라도 가격이 저렴하고
레이스의 현장 분위기는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경제적인 입장권을 구입한 사람들이
일찌감치 나무 그늘 아래를 선점하고 앉아있었습니다

우리는 일단 아일톤 세나 추모 구역을 방문합니다
세나는 산마리노 그랑프리 시절이었던 1994년에
이 서킷에서 경기를 하던 중 충돌 사고로 목숨을 잃은
브라질 출신의 F1 드라이버인데요
사고지점이 깃발로 표시되어 있었고
그 근처에 세나의 추모공간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1988년, 1990년과 1991년 3 차례
포뮬러 원 월드 드라이버 챔피언에 올랐던 세나가
34세의 젊은 나이에 이곳에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한 지
올해로 30년이 되는 해였어요
세계 각국에서 이곳을 찾은 세나의 팬들이
그들 나라의 국기를 울타리에 걸고
추모의 마음을 전합니다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는 세나의 동상 앞에도
재능 있는 드라이버 아일톤 세나를 추모하는
그의 팬들로 북적입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드라이버들도
대회 시작 전 이곳에 모여서 간단한 추도식을 하고
그의 사고 30주년을 추모하는 모습을
나중에 티브이에서 보았답니다

우리의 자리를 찾아서 움직이기 전에
팬들을 위해서 마련된 팬존을 잠시 둘러보면서
이몰라 서킷의 맵도 확인해 봅니다

팬존으로 와보니 각 팀의 공식 기념품점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전시회와 이벤트 등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여기서도 만나는 반가운 얼굴,
페라리팀의 두 얼굴, 샤를 르클레르와 카를로스 사인츠입니다

피자를 비롯해서 각종 먹거리도 준비되어 있었어요
연습 경기가 시작되기까지 시간이 얼마 안 남아서
오늘은 다 둘러볼 수 없었지만
내일은 서둘러서 이곳으로 먼저 오기로 하고
우리의 지정 좌석이 있는 구역으로 서둘러 움직였습니다

4.9 키로나 되는 서킷을 돌면서 여러 구역의 관중석이 있고
걸어서 움직여야 하는 거리가 장난이 아닙니다
곳곳 좌석 구역마다 대형 스크린과 스피커가 설치되어서
경기의 진행 상황을 전체적으로 파악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었습니다
사실 대형 스크린이 눈앞에 없다면
바로 자리의 앞을 지나치는 차만 볼 수 있을 뿐
전체적인 경기 상황은 알 수 없을 테니까요

드디어 첫 번째 Practice 가 시작됩니다
한 시간씩 두 번에 나누어서 진행되는 연습 경기는
각 팀의 드라이버가 서킷의 상태를 파악하고
차량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그야말로 연습 경기입니다
홈 경기인 페라리 팀의 샤를 르클레르가
눈앞에서 굉음을 내면서 달려가고 있네요

제가 응원하는 밴츠팀의 죠지 러셀 선수도
제 눈앞에서 달리고 있습니다
사실 작년에 처음 모나코 그랑프리를 관람했을 때는
얼떨결에 누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경기를 봤었는데요
그 이후에 F1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서킷에 와서 직관을 하게 되니
작년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신이 납니다

금수저 도련님 랜스 스트롤이 지나갈 때는
맘 속으로 크게 박수를 한번 쳐줬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캐나다 출신이니까요~^^
애스턴 마틴 소속의 랜스 스트롤은
아버지 로랜스 스트롤이 레이스 팀을 사버리면서
드라이버의 자리를 든든하게 확보한
보기 드문 케이스의 금수저 드라이버랍니다

언덕 위에 넓게 펼쳐진 페라리 마크의 대형 깃발도
홈경기의 이점을 이용해서
페라리 팀을 열렬히 응원하는 표식이 됩니다

연습 경기일 뿐인데도 페라리 팀이 지나갈 때마다
박수와 함성이 터지는 뜨거운 분위기의 이몰라 그랑프리~
한 시간의 Practice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흥분과 즐거움 속에서 두 번의 프랙티스를 모두 즐기고
내일 있을 퀄러파잉을 기대하면서 호텔로 돌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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