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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얼떨결에 내려보니 베니스 영화제로 유명한 리도섬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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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마르코 광장에서의 행복한 시간을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부라노 섬으로 향합니다

우리는 일일 교통권을 끊은 관계로
교통비 걱정 없이 베네치아의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었어요
색색가지 건물이 예뻐서
사진을 찍으면 환상적이라는 부라노 섬은
수상버스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상황이었는데요
배를 타고 가면서 바다를 보니
점점 파도가 거칠어지고 비도 더 많이 오고~
이러다가 부라노까지 갔는데 날씨가 더 나빠져서
배가 안 뜨는 일이 생기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엄습하더라고요
게다가 날씨도 이런데 색색가지 건물이
사진에서 제 역할을 못할 거라는데 까지 생각이 닿자
바로 다음 정거장에서 무조건 내리고 봅니다

내리고 보니 그곳이 바로 리도 섬이었어요
베네치아의 수많은 섬 중에서 몇 안 되는 자동차가 다니는 섬,
무엇보다도 매년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유명한 섬이었습니다

사나워지는 바다가 무서워서 얼떨결에 내렸는데
일부러 찾아와서 보고 싶었던 리도 섬에 왔네요

바포레토 역 앞이 리도 섬의 중심거리인
산타마리아 엘리자베타 거리입니다
산마르코 광장이 있는 섬보다는 길도 널찍하고
자동차는 물론 시내버스도 다니고 있고
육지로 돌아간 느낌이 납니다

우리는 엘리자베타 거리에 위치한 길모퉁이 카페에서
비를 피하면서 잠시 따뜻한 음료를 마시기로 합니다

비 내리는 바닷가 풍경이 고스란히 내다 보이는 곳~
그저 창밖만 바라봐도 힐링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향긋한 이태리 카푸치노~
비 내리는 바다 풍경과 함께여서 그 풍미가 배가 됩니다

비가 와도 한결같이 아이스티를 고집하는 딸아이~
고소한 감자칩으로 일단은 에너지를 챙기고~
이왕 여기까지 왔으니 베니스 영화제가 열리는
팔라쪼 델 시네마 극장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역 앞에서 버스를 한 번만 타면 된다고
친절한 구글이 알려주네요

버스가 30분 간격으로 배차가 되는데요
아슬아슬하게 한대를 놓쳤어요
그 덕분에 근처 바다도 잠시 돌아봅니다
배를 타는 거 외에는 산타루치아역으로 돌아갈 방법이 없으니
더 이상 비바람이 거세지면 안 될 텐데~~~
마음 한 구석에 약간의 불안감이 자리합니다

드디어 버스가 왔네요
30분에 한 대씩 다니는 버스인데도
텅텅 빈 채로 운행하고 있었어요
사람이 북적거리던 산마르코 지역에 비하면
엄청 조용하고 한가로운 분위기입니다

버스 안에서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건물들을
리도 섬의 풍경이다~ 입력하면서 열심히 눈에 담습니다

10여 분 만에 버스는
팔라쪼 델 시네마 정류장에 도착됩니다
둥근 지붕을 가진 고풍스러운 저 건물이
베니스 영화제가 열린다는 그 극장인가?

뜻밖에도 극장은 길 건너편에 있는
아주 단순하고 심플한 현대식 건물이었어요

가까이 가서 보면 좀 다르려나?
하지만 극장 건물은 세계적인 영화제가 열리는
상상 속의 화려한 극장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습니다

베니스 영화제는 역사적으로 가장 오래된 영화제이고
칸 영화제, 베를린 국제 영화제와 더불어
세계 3대 영화제로 유명한데요
그 명성에 비해서 극장이 너무 소박해서
다소 실망스러웠다고나 할까요?

베네치아의 상징인 날개 달린 사자~
베니스 영화제에서 최고의 영화에게 주는 상 이름이
황금 사자상이었죠 아마?
날개 달린 사자 문양이 지키고 있는 출입구를 통해서
잠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어요

오호~ 나선형 계단~
하지만 극장 로비 역시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는
소박한 모습이었답니다

하지만 반전은 극장 뒤편에 있었어요
극장의 뒤편으로 돌아가보니
언젠가 베니스 영화제 중계 장면에서 보았던
분위기 있는 요트 정박장이 나왔습니다
영화제에 참가하는 유명배우나 감독들이
요트를 타고 이곳에서 내려서
레드카펫으로 입장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었거든요
아~ 거기가 여기였구나~
뜻밖의 선물처럼 베니스 영화제의 분위기를
잠시나마 상상으로 느껴봅니다

다시 바포레토 역으로 돌아가는 버스를 기다리면서
자투리 시간을 활용~
팔라쪼 델 시네마 건너편에 위치한
리도 해수욕장 모습도 잠시 스캔합니다

이제 1번 수상버스를 타고 산타루치아역으로 갑니다
산타루치아역까지만 가면 육지와 다리가 연결되어 있으니
비바람이 몰아쳐도 호텔로 돌아가는 길은
아무런 걱정이 없겠네요

앗~ 관광객이 많이 이용하는 산타루치아역을 연결하는 노선,
수상버스도 예외는 아니었어요
제가 사진 속 얼굴에 스티커 처리를 해 놓은 저분~
피렌체에서도 만났고 피사에서도 만났던
그분들과 같은 일을 하시는 버스표 검표원입니다
생각보다 너무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좀 놀랍더라고요
현지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은 관광객들~
특히 조심해야 할 거 같네요
대중교통수단을 타고 내릴 때는
개찰기에 티켓을 스캔하는 것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제야 육지와 연결되어 있는 산타루치아역에 도착했어요
여기서는 기차로 10분이면 호텔로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으니
더 이상 근심스럽게 바다를 바라보지 않아도 될 듯합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저녁을 먹기로 하는데요
역 근처여서 많은 식당과 카페가 있음에도
구글평점 높은 곳을 찾기가 힘들더라고요

Rio Tera Lista di Spagna 225/A Venezia
구글 평점 4.3
딸아이가 열심히 구글 해서 찾아낸 식당입니다

혹시나 배가 캔슬되면 어쩌나~
마음 졸였던 하루의 긴장을 시원한 맥주로 풀어봅니다

그리고 여기서 먹은 화로에 구운 피자~~
평점 4.3~ 완전 인정입니다
이태리 여러 도시의 어느 식당을 가도
피자와 파스타를 계속 먹게 되는데요
질리지도 않고 계속 맛있는 건
이태리가 피자와 파스타의 본고장이어서 이겠죠?

기차를 타고 메스트레로 돌아가는 길,
어느덧 어둑해지는 하늘에서는
여전히 빗방울이 흩날리고 있었습니다
언젠가 화창한 날에 다시 이 바다와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변함없이 아름다운 도시 베네치아에
아쉬운 작별을 고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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