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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나폴레옹이 사랑했던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응접실 - 베네치아 산마르코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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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탄 바포레토는
서서히 산마르코 광장을 향해서 접근합니다

산마르코 대성당의 종탑이 보이고
두칼레 궁전도 모습을 나타냅니다
이제 내려야 할 시간임을 알 수 있네요
와~~ 27년 만에 만나는 산마르코 광장이에요
3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렀어도
배에서 바라보니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인 듯합니다
하긴 수세기 동안 같은 모습으로 머물러 있는 베네치아가
겨우 30년 세월에 달라질 리 만무하겠죠?
하지만 미래에는 달라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는 까닭이
갯벌에 말뚝을 박고 그 위에 건물을 지은 인공섬이어서
지반이 점점 가라앉고 있다고는 하는데요
어쩌면 몇 백 년 후쯤엔 수중도시로 남을 수도~~
그런 애잔한 운명을 담은 도시이기에
더 운치 있고 낭만적으로 느껴지는 거 아닐까요?

수상버스가 산마르코 정거장에 도착했어요
이제 오른편 방향으로 약 5분 정도 걸어가면
산마르코 광장이 등장합니다

산마르코 광장을 돌아보기 전에
광장을 살짝 지나서 두칼레 궁전과 감옥을 연결하고 있는
탄식의 다리부터 구경하기로 합니다
운하에는 곤돌라가 유유히 지나고 있고
양옆으로 건물이 보이는데요
왼편의 붉은 벽을 가진 건물은 두칼레 궁전이고
오른편의 하얀 건물은 예전에 감옥으로 쓰였던 건물입니다
두 건물을 연결하는 다리 이름이 탄식의 다리인데요
궁전에서 재판을 받고 감옥으로 건너가는 죄수가
다리를 건너서 감옥으로 가면서
탄식을 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합니다
이태리의 유명한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재판을 받고 저 다리를 건넜다고 하는데요
탄식과 함께 아~ 옛날이여~ 를 외쳤으려나요~^^

이제 산마르코 광장으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보통 광장은 사면이 건물로 막혀있는데
산마르코 광장은 한 면이 바다를 향해서 열려있어요
어라~ 열린 바다 방향으로
쇠붙이로 만든 못 보던 조형물들이 있네요
언뜻 보면 가방 같기도 하지만
잘 보면 머리에 장식을 쓰고
드레스를 입고 있는 여인입니다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겠지만
일렬로 주욱~ 열 맞춰서 서 있는 모습이에요
이럴 때 단체투어의 가이드 설명이 절실한데요?
모든 게 30년 전과 크게 다름이 없는 듯했는데
못 보던 조형물이 들어서 있는 게 신선했습니다

베네치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98.6 미터의 산마르코 종탑은 9세기에 지어졌는데요
처음에는 선착장의 등대로 지어졌다고 해요
훗날 화재와 지진을 겪으면서
대대적인 보수 공사가 진행됐고
다섯 개의 종을 매달고 벽면에 조각상을 세우는 등
현재의 모습을 갖추어 나갔다고 합니다

산마르코 광장의 주인인 산마르코 대성당입니다
베네치아의 수호성인 성 마르코의 유해가 안치된 곳인데요
마가복음서의 저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베네치아의 수호신은 성 마르코가 아니었다고 해요
알렉산드리아에서 선교중 사망한 성 마르코의 유해를
베네치아 상인들이 이곳으로 옮겨왔는데요
이슬람교도가 혐오하는 돼지고기 속에 유골을 숨겨서
발각되지 않고 무사히 이곳으로 옮겨올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성 마르코가 되었다고 해요

성 마르코의 수호 신물인 날개 달린 사자는
베네치아의 상징이기도 한데요
성당 윗부분 중앙에서 그 조각상을 볼 수 있어요
그 외에도 무수한 역사를 거치며
콘스탄티노플에서 약탈해 온 것으로 전해지는
청동으로 만들어진 4마리의 말은
승리의 콰드리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요
성당의 외부를 장식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당 위에 콰드리가는 진품은 아니라고 합니다
대기 오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진품은 박물관에 보관이 되어있다고 하네요

전체적인 산마르코 광장의 모습입니다
오른쪽과 왼쪽에 길게 늘어선 건물은
1층은 상점과 식당들이 들어서 있고
2층은 사무실로 사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산마르코 광장에는 서로 맞은편에 위치한
두 개의 유명한 카페가 있는데요
사진의 오른편에 위치한 카페 플로리안과
왼편에 위치한 카페 콰드리입니다
카페 콰드리는 19세기 오스트리아 통치 당시
오스트리아인이 애용한 것으로 유명했고
이탈리아 사람들이 애용했던 카페는
카페 플로리안이었다고 해요
플로리안 카페는 카사노바가 애용했던 카페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자리값과 이름값 때문에 커피값이 턱없이 비싸긴 하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미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하며
산마르코에서의 호사를 누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두 군데 카페를 눈으로 스캔해 보고
둘 중 한 곳에서 럭셔리한 티타임을 가져볼 계획입니다

일단 플로리안 카페부터 스캔해 보았어요
비가 오락가락하는 관계로 야외 테이블은 클로즈되었네요
연주단도 회랑 안으로 자리를 옮겨서
연주를 하고 있는 거 같았습니다
살짝 들여다 볼까나요?

역사를 말해주는 듯이 낡긴 했지만 멋스러운 간판에
플로리안이라는 글자가 보입니다

가게 앞 회랑에서 야외 체이블을 대신하여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연주하는 사람들도 광장의 야외무대 대신에
회랑에서 연주를 하고 있네요

화려한 궁전 내부차럼 번쩍번쩍한 황금빛 실내도
살짝 엿보고 그저 지나갑니다
아무리 날씨 탓이어도
야외가 아닌 회랑에서의 연주회는
분위기도 감동도 반감되는 거 같아서
일단 플로리안 카페는 패스하기로 합니다
오늘 우리의 티타임은 콰드리에서 하는 걸로~^^

티타임 전에 일단 점심을 먹어야 할거 같아서
베네치아의 역사박물관인 코레르 박물관으로 갑니다
밥을 먹으러 박물관으로?

박물관 2층에 위치한 카페가
산마르코 광장 전망이 가장 좋다고 해서
카페만 이용하러 가보기로 했어요

박물관 입장권을 사지 않아도
카페에 간다고 이야기하면
간단한 보안 검색을 통과한 후에
박물관 안에 있는 카페로 들어갈 수가 있답니다

카페 입구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 카페는 베네치아 공화국을 점령했던 나폴레옹이
그의 집무실로 사용하던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나폴레옹은 산마르코 광장을 일컬어
유럽에서 가장 화려한 응접실이라고 칭했을 만큼
산마르코 광장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카페 창밖으로 보이는 이런 풍경이라니~
나폴레옹이 아니라 세상 어느 누구라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풍경이네요

이태리 대표 식전주인 스프리츠와 더불어
산마르코 광장을 내려다보면서
나폴레옹도 부럽지 않은 점심을 즐깁니다

전망도 스파게티도 식전주 스프리츠도~
모든 것이 완벽했던 점심식사였어요

이제 촉촉이 비가 내린 베네치아의 골목길을 걸으면서
소화도 시키고 뒷골목 풍경도 즐기고~
그러다가 약간 다리가 아파오면
산마르코 광장의 양대 카페 중 하나인 콰드리로
럭셔리한 티타임을 즐기러 가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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