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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드디어 로마공항에서 시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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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떠나면 고생이라지만~ 밴쿠버에서 로마로 오는 길은
그야말로 고생스럽고 험난했습니다
생전 처음으로 비행기도 놓쳐 보았고~
간신히 얻어 탄 스위스 에어의
샌프란시스코에서 취리히 구간은
한 좌석도 안 비는 만석에다가~
딸아이와도 앞뒤로 떨어져 앉았고~
게다가 세 자리 중 가운데 자리~~ㅠㅠ
하지만 당일 로마 도착이라는 다행스러운 이유가 있었기에
그나마도 감사히 여기면서 로마까지 왔답니다

터미널 1에 도착하자마자
기내 케리어 만으로 간단히 짐을 싼 덕분에
짐 찾는 시간 없이 재빨리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눈에 잘 띄게 노란색 바탕에 기차가 그려져 있는
기차역 표지판을 따라 빠르게 움직입니다
사실 로마는 유럽 전문 여행사에서 인솔자로 일할 때
수도 없이 왔었던 친숙한 도시였지만
개인 여행으로 온 것은 처음이었어요
준비된 관광버스를 타고 쉽게만 다니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움직이려니
여러 가지로 신경이 쓰였습니다

기차역 표시만 열심히 따라가면
만날 수밖에 없는 공항의 기차역~ (쉽죠 잉~^^)
빨간색 기차표 사는 기계에서
로마의 중앙역인 테르미니역까지 가는
레오나르도 익스프레스 기차 티켓을 구입합니다
15분 간격으로 기차가 있는데요 가격은 14유로였어요
기계에서 표를 구입하고
개찰구를 지나서 플랫폼으로 향합니다

어랏~~~?!?! 요 기계는 뭐지?
개찰구에서 기차표를 스캔하고 출입구를 지나왔는데
티켓을 찍는 기계가 안쪽에 또 있더라고요
오기 전에 주의 사항을 체크해 보니
이태리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꼭 티켓을 기계에 찍고 타야 한다고 하던데~
안 찍고 탔다가 검사를 당하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들었거든요
그럼 이 기계에 또 찍어야 하는 건가?
앞쪽에 서 있는 역무원에게 가서
야무지게 다시 한번 물어봤어요
티켓을 스캔하고 게이트를 열고 들어왔으니까
그냥 기차에 타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흠~ 그렇군요~
잘 모를 때는 전문가에게 물어보는 게 최고죠~ㅎ
여기서는 이렇게 잘했는데~~ㅠㅠ
며칠 후에 진짜 잘해야 될 때에
잘못하는 일이 발생한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자고요~
역무원에게 다시 찍지 않아도 된다는 답을 받고서야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기차에 오릅니다
기차 색깔이 이태리 국기 색깔이네요
빨간색, 하얀색 그리고 초록색~

기차는 거의 만석이었고 지정 좌석이 없었기 때문에
빈자리를 찾아서 앉아야만 했어요
그래도 서서 가는 사람은 없더라고요~

소매치기에 좀도둑 많기로 유명한 나라 이태리~
기차에서 짐을 보관하는 게 신경이 쓰였었는데요
다행히 머리 위에 짐 놓는 선반이 있었어요
우리는 네 명이 마주 보고 앉는 자리에 우리 둘만 앉은 덕분에
좌석 옆에다 그냥 짐을 세워 둔 채로 갈 수 있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이 많은 유럽을 여행할 때는
짐을 최소한으로 줄여야만 한다는 게 저의 철칙인데요
이번 여행도 12박 13일이나 되지만
기내용 캐리어 각각 하나씩~
작은 배낭 하나씩~ 이게 전부였답니다

기차는 논스톱으로 달려서 30분 만에 우리를
테르미니역에 내려놓습니다
일단 역 근처에 있는 한식당을 찾아서
지친 몸과 마음을 위로받으러 가봅니다

Via Filppo Turati 49 Roma 서울식당
구글평점 4.3

로마에서 서울식당이라니~~~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데 구글평점도 4.3이나 되네요
집 떠난 지 하루 밖에 안 됐는데도
벌써 한식이 그리운 건 기분 탓이겠죠~ ㅎ
돌고 돌아 너무 힘들게 로마에 와서 그런지
여행 시작한 지 한참 되는 사람처럼
벌써 지치고 한식 고프고~ 그런 저녁이었습니다

식당 입구에서 자리 배정을 기다리는데
눈길을 붙잡는 귀요미들~
그냥 한복도 아니고 궁중 한복이 넘나 깜찍하더라고요

서울식당은 지하로 내려가서 위치한 식당이었는데
노란색의 환한 인테리어가 지하임을 잊게 만들었어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의 식당은
한 테이블도 빈자리 없이 손님이 꽉 들어차 있었지만
운이 좋게도 금방 테이블을 배정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비행기에서 내리면 라면이 제일 땡기는데요
얼큰한 국물이 속을 달래줘서 그런 거 같아요
여기서 라면은 못 먹어도 얼큰한 육개장으로
비행기에서 내린 피로를 씻어봅니다
육개장이 우동 그릇 사이즈에 넉넉하게 나오네요
가격도 16유로~ 나쁘지 않았어요
이태리에 왔으니 이태리 맥주도 한잔~
페로니~ 맛 좀 볼까나요?
딸아이가 시킨 콜라가 4유로인데 맥주가 5유로~
역시 유럽에 온 거 맞습니다
맥주가 맛있기도 하지만
다른 음료수에 비해서 가격이 저렴하니까
다른 선택이 불가한 거죠~^^

딸아이가 먹고 싶다는 깐풍기도 주문합니다
그런데~ 서울식당~~~ 뭐죠?
밑반찬부터 육개장~ 중국식 깐풍기까지~
이렇게 맛있기 있기~? 없기~~~?
이태리가 음식이 맛있기로 유명한 나라이지만
한식당까지도 이렇게나 맛이 있다니~
로마까지의 험난하고 지친 여정이
따뜻하고 푸근하게 위로받는 느낌이었습니다
길고 길었던 여행의 첫날이
행복한 포만감으로 마무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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