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아이와 함께 이태리 일주를 떠납니다
12박 13일의 여정인데요
이태리 한 나라만 집중해서 돌아보는 걸로 계획을 짰어요
우리의 여행 일정 중에 이몰라에서
F1 그랑프리가 열리는 사실을 알고
그랑프리 관람까지 포함하여 희망차게 계획을 짜봅니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 놀라운 사실 하나,
밴쿠버에서는 로마로 가는 직항이 없다는 것,
몬트리올이나 미국을 경유해야지만
로마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샌프란시스코에서 환승을 하게 되는
유나이티드 항공편을 선택했습니다
밴쿠버 출발 시간이 12:20분이고
샌프란시스코 도착 예정 시간은 2시 50분,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마행 항공기 출발은
4시 35분으로 1시간 50분가량의
환승시간이 주어지는 스케줄이었어요
환승 시간이 1시간 50분이면 뭐~ 여유 있는 거 맞죠?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밴쿠버에서 출발이 지연된다고 안내판에 뜨는데요?
처음엔 1시간 출발 지연~
그럼… 비행기 갈아탈 시간이 빠듯한데……
일단 뭐 좀 먹으면서 기다려야 할 거 같네요
공항 안은 선택지가 별로 없는데….
가볍게 멕시칸 타코를 먹기로 합니다
맛은 그럭저럭 했고요~
비행기 출발이 더 늦어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간단한 점심을 먹습니다
식사 후에는 더 이상 지연되지 않기를 바라는 맘으로
게이트 앞을 지키면서
스타벅스에서 픽업한 시원한 음료로
답답한 속을 달래 보네요
일단은 보딩사인이 떨어지고 항공기에 탑승합니다
그런데 손님 다 태우고 나서도
비행기가 떠날 생각을 안 하는 건 뭘까요~~?
승무원이 말하기를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 하나가 공사 중이어서
착륙하는 항공기 대수를 통제하는데
우리 비행기 착륙 예정 시간이 뒤로 밀려서
출발이 지연되고 있는 거라고~~~
비행기에 탑승하고도 한 시간 반을 더 기다려야 했어요
출발 예정 시간보다 무려 3시간이나 지난 시점에서
겨우 비행기가 이륙합니다
헐~ 우리는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이미 비행기를 놓친 거 아닌가?
지상에서 기다리는 동안 딸아이가 체크해 보니
우리가 타야 할 비행기도 약간 지연이 되어서
우리가 도착하면 20분 정도의 시간이 있다고 합니다
정작 승무원들은 내려서 지상직원에게 문의하라고~
뭐~ 저도 승무원을 해봐서 그게 모범 답안임을 잘 알지만
승객 입장이 되어보니 승무원의 모범 답안이
엄청 답답하게 느껴지네요
비행기가 지상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된 연결 편 비행 스케줄이 있는 사람들,
로마행 비행기로 갈아타야 하는
우리와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엄마와 아들 여행팀 한쌍~ 부부 한쌍~
그리고 우리 모녀 합해서 여섯 명이 있었어요
신기하게도 모두 앞뒤 좌석에 모여 있더라고요
모두 같은 스케줄을 가진 같은 운명~
우리 둘뿐이 아니라는 게 조금은 위안이 됐더랬습니다
처음에는 1시간 지연으로 공지되었던 비행기가
탑승 전에 1시간 30분, 비행기 탑승 후에 다시 1시간 30분,
도합 3시간이나 지연이 되어서
연결 편 항공기를 놓치게 되는 상황인데요
우리 여섯 명 빼고는 모두 태평한 모습이었습니다
어쨌든 비행기는 밴쿠버를 출발했고
다소 험난하게 우리의 여행이 시작됐습니다
간단히 쿠키와 커피 한잔이 제공되는 기내 서비스,
사실 항공기가 지상에서 2시간 이상 지연되면
공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음료나 식사쿠폰이 제공되지만
도합 3시간 중에 1시간 반은 기내에서 기다렸으므로
항공사로부터의 아무런 보상은 없었고
기내 서비스인 쿠키와 커피로 피로감을 달래야 했다네요
비행기 창밖으로 펼쳐진 하얀 설산도
내려서 비행기를 놓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심란한 생각들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드디어 샌프란시스코가 내려다 보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로마행 비행기는 이미 떠났을 시간인데요..
그 비행기도 약간 지연이 되었다니
조금만 더 지연되어 우리가 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을 했어요
비행기가 지상에 닿자마자
딸아이가 인터넷을 켜고 확인해 보니
로마행 비행기가 좀 더 지연되어서
출발까지 아직도 20분 정도가 남아있고
게이트 번호까지 확인을 해서
같은 운명의 다른 4명에게 알려줍니다
참고로 승무원으로부터는
그저 내리면 지상직원이 도와줄 거라는 말 외에는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막상 내려보니 어떤 직원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 않았고
딸아이가 인터넷으로 검색한 정보만 가지고
그 게이트를 향해서 여섯 명이 전력질주를 합니다
게이트는 우리가 내린 곳과 끝과 끝에 위치해서
왜 그렇게도 멀던지~
태어나서 그렇게 죽어라 뛰어 본 경험은 없었던 거 같네요
저기 있다 우리 비행기~~~
숨이 턱까지 차오른 채로 게이트에 도착해서
로마행 비행기를 발견합니다
그런데….. 이미 탑승이 완료되고
게이트가 비행기에서 분리된 모습이 보입니다
게이트 앞에 있어야 할 직원들도
승객을 모두 태우고 다 철수해 버려서
도움을 요청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공항벽에 그려진 벽화 안에
손을 흔들며 비행기로 올라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안녕~ 우리 먼저 로마로 가 있을게~
하는 듯 느껴졌어요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안에 로마를 못 가면
선불한 로마의 호텔비도 날아가고
내일 예약된 바티칸 박물관도 물거품이 됩니다
일요일에 문을 닫는 바티칸 박물관은
예약한 대로 토요일인 내일 가지 않으면
로마일정이 끝나버려서 기회가 없는데…..
저야 여행사 일을 하면서 수 없이 가본 곳이지만
로마가 처음인 딸아이가
바티칸을 못 볼 수 있다고 생각하니
정말 속이 상하더라고요
이제 로마행 비행기는 떠나버렸고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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