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기차여행, 말만 들어도 설레지 않나요?
가을 어느 휴일 작은 딸아이와 함께
시애틀로 기차여행을 떠났습니다
밴쿠버에 살면서 시애틀은 수없이 가봤지만
기차를 타고 가보는 것은 처음이에요
소요시간은 4시간 반 정도인데요
당일치기로 다녀올 예정이어서
해도 뜨지 않은 새벽에 기차역으로 향합니다
다운타운에 있는 퍼시픽 스테이션에서
새벽 6시 35분 출발 예정이지만
출발 30분 전에는 도착해야 합니다
국경을 넘어가는 기차이므로
이곳에서 미국 입국 수속이 이루어지거든요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고
입국 절차를 마친 후에야 기차에 오르게 됩니다
기차역에 도착해서 시계를 보니 5시 50분이네요
너무 일찍 왔나요?
시간에 쫓기기보다는 일찍 가서 기다리는 편이
마음 편안한 여행의 시작을 만드니까
항상 서둘러서 움직이는 게 버릇이랍니다
입구에 마련된 테이블에서
입국서류를 작성하고 있는 여행객들이 보입니다
우리도 얼른 세관신고서를 작성하고
미국 입국신고를 마친 후에
기차에 오르기 위해서 플랫폼으로 나갔습니다
이곳에서 입국절차를 거쳤으니
시애틀에 도착하면 다른 절차 없이
바로 역을 빠져나갈 수 있답니다
우리가 타고 갈 AMTRAK입니다
암트랙은 미국 전역의 철도노선을 운행하는
미국 기차 회사랍니다
예전에 뉴욕에서 워싱턴까지
암트랙을 타고 갔던 적이 있었는데요
이번이 두 번째 암트랙 경험이 되겠네요
일단 미국 입국심사를 마쳤기에
이제 여기 플랫폼부터는 미국으로 간주합니다
다른 플랫폼과는 철조망으로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음을 볼 수 있어요
밴쿠버 출발 기준으로 기차의 가장 첫 칸은
수하물을 실을 수 있는 짐칸이고요
짐칸과 바로 붙어있는 칸이 일등석입니다
짐칸이 가까워야 내리자마자
우선적으로 짐을 찾을 수 있을 테니까
일등석 위치를 여기에 둔 것 같네요
유럽기차는 매 기차 칸칸마다
큰 짐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서
각자의 트렁크를 보관하면 되는데요
암트랙은 따로 수하물칸이 있어서
짐을 맡기고 탑승해야 한답니다
당일치기 여행인 우리는 맡길 짐이 없으니까
바로 기차에 올라타기로 할게요
일등석을 지나서 일반객실로 넘어갑니다
일등석 좌석이 좀 럭셔리해 보이나요?
가격은 일반석의 두 배가량 되더라고요
요일과 시간대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긴 하지만
일반석은 일인당 왕복 US $100 정도 하고요
일등석은 $200 정도입니다
일등석 옆칸은 식당칸이었어요
햄버거, 핫도그등 간단한 메뉴와 함께
커피나 맥주 같은 음료를 팔고 있었어요
가격은 미국달러로 표시되고
미국달러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서비스를 하는 바가 있고
테이블도 6-7개가량 있어서
테이블에 앉아서 음식을 먹을 수 도 있었어요
우리는 아침에 먹으려고 준비해 온
크로와상이 있으니까
커피만 두 잔 픽업해서 객차로 갑니다
일반석의 모습인데요~
두 배의 가격을 내고 굳이 일등석을 탈 만큼
두 배까지의 차이는 아닌 거 같죠?
좌석은 지정석이 아니어서
마음에 드는 빈자리에 앉으면 되는데요
밴쿠버에서 시애틀로 갈 때에는
달리는 방향을 기준으로 오른쪽 자리에 앉아야
바다와 호수를 끼고 달리는 기차의 경치를
놓치지 않고 잘 볼 수가 있답니다
드디어 정시에 기차가 출발하고
향긋한 커피와 크로와상으로
기차에서의 아침을 해결합니다
서서히 새벽하늘이 밝아옵니다
저녁노을만큼이나 예쁜 새벽하늘도
기차여행의 운치를 더해주네요
하늘이 저녁노을과 비슷한 색으로 물들었지만
하루를 마무리하는 저녁노을의 아련한 느낌과는 다른
생기 있고 청아한 느낌의 새벽여명입니다
새벽안개와 어우러진 붉은빛의 하늘이
달리는 기차소리와 함께 점점 푸른빛으로 바뀌면서
멋진 하루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국경이 가까워지면서 바다가 모습을 드러냅니다
기차 창으로 바라보는 바다~
피스아치 국경에 있는 익숙한 그 바다인데
차를 운전해서 국경을 넘을 때와는
아주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훨씬 여유 있고 운치 있고~
감성 돋는 가을날의 기차여행입니다
기차가 15분 정도 정차한다는 방송이 나옵니다
승객들은 모두 기차역에서 입국절차가 끝났지만
기차가 국경을 넘기 위한 절차가 있는 거 같았어요
창밖으로 운전해서 넘어 다니던
보더의 모습이 보입니다
기차가 다시 움직이며
이제 미국땅으로 들어갑니다
하이웨이를 달려서 시애틀로 갈 때와는 달리
해안과 호수를 끼고 시애틀까지 달려가는 기차,
한시도 창에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들이었어요
기차 안에서 보는 시애틀까지의 멋진 풍경들
다음 포스팅으로 넘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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