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 3일 여행 기간 동안 작은 딸아이는
별로 관심이 없는 와이너리에 끌려다녔던 기억이
대부분일 것 같았는데요
여행 마지막 날 저녁을 먹으며
이제 여행이 끝났네 하고 마무리하려던 때에
본인이 원하는 것을 순간적으로 어필하고
모두들… 어~? 하는 동안에
재빨리 예약에 들어갑니다
5760 Production Way Langley
평소에 F1 그랑프리 레이싱의 매니아인 작은 딸이
이번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선택한 곳은
실내 고카트 체험장이었어요
어른들의 놀이터라고 불리는 고카트 체험장은
밴쿠버 광역시 전역에 몇 군데가 있는데요
50년 동안 운영하던 리치몬드의 야외 트랙은
2020년에 문을 닫고
이제 실내 고카트 트랙만
서너 군데 남아서 성황 중이라고 하네요
골프 놀이터에 이어서 자동차 놀이터로 들어가 봅니다
입구로 들어서자 고카트 한대가 전시되어 있었어요
고카트는 아주 낮은 높이에 가볍게 만들어진 엔진으로
구조상 매우 빠른 체감 속도를 느낄 수 있다는데요
최대 속도가 시속 80 - 100 Km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낮은 차체로 인해서 체감 속도는
계기판 속도에 3배 정도로 느껴진다고 하니
스피드를 즐기고 싶은 젊은이들에게는
인기 있는 놀이임에 분명하겠죠?
대부분의 유명 F1 드라이버들이
레이싱에 입문하는 기초가 되는 경기가
바로 고카트 레이싱 대회 이기도 합니다
저녁 늦은 시간이어서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이지만
항상 미리 예약을 해야만 이용이 가능할 정도로
인기 만점의 실내 스포츠라고 하네요
가격은 한 바퀴 도는데 7분이 소요되는데
일인당 요금은 한 바퀴; $24.95,
두 바퀴; $43.95, 세 바퀴는 $59.95로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었어요
우리 가족의 젊은이 세 명 중 큰 딸아이는
경기 참여 거부 표시를 했고
작은 딸아이 혼자 하기 심심할까 봐
사위가 함께 경기에 참여합니다
화요일에는 두 바퀴 도는 값으로 세 바퀴를 돌 수 있는
프로모션이 진행 중이었어요
그렇다면 당연히 세 바퀴를 도는 게
절약하는 길이라는 딸아이의 논리,
그 절약이 그 절약이 맞을까나요?~ ㅎㅎ
도착하면 일단 예약을 확인하고
셀프 등록 절차를 거칩니다
등록 절차에는 Waiver Form작성이 포함됩니다
위험한 종류의 스포츠를 할 경우에
어떤 사고애 대해서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일종의 서약서인데요
스카이다이빙, 번지점프, 패러글라이딩 등
위험을 감수하면서 해야 하는 스포츠에
종종 등장하는 서류입니다
뭐야~~ 이거 범퍼카 같은 거 아니었어?
순간 저의 인지가 잘못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네요
트랙으로 들어가기 전에 안전 교육을 받으러
브리핑 룸으로 들어갑니다
비디오를 통해서 약 10분가량의 안전교육이 실시되고
안전 교육을 위해서 예약 시간보다
15분 먼저 도착해야만 하도록 되어있어요
안전 교육이 끝나고 트랙으로 들어갑니다
트랙 안으로 들어서자 기름 냄새와 자동차의 굉음,
와~ 뭔가 장난이 아님을 느끼게 하네요
일단 사이즈별로 준비되어 있는 헬멧 중에서
본인에게 맞는 걸 고르고
스크린에 나타난 예약된 트랙의 순서를 보고
차례를 기다립니다
경기에 참가하지 않는 우리 세명은
트랙 바깥쪽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아서
작은 딸아이와 사위가 트랙을 도는 것을 지켜봤어요
일곱 대의 고카트 선수들이 스피드 경쟁을 위해서
트랙으로 나섭니다
제법 빠른 속도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작은 F1 레이싱 분위기를 내고 있네요
생각보다 보이는 속도도 빠르게 느껴지고
소음도 장난 아니고~
중간에 타이어로 만들어진 울타리에
차를 들이받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이거~ 위험한데~~~
범퍼카 수준으로 생각하고
예전에 작은 딸이 친구들과 이곳에 간다고 했을 때도
아무 생각 없이 다녀오라 했었고
오늘도 그런 잘못된 인식으로 이곳에 함께 왔지만
막상 와서 보니~~~ 오 마이갓!
이건 또 온다고 하면 제 입장에서는
절대 안 된다고 해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위험한 느낌이었답니다
보는 이의 느낌과는 상관없이 스피드를 만끽하며
모두들 신나게 트랙을 즐기고 있네요
트랙 한 바퀴 도는 것이 끝날 때마다
스크린에 빠른 기록을 달성한 순서대로
이름과 기록이 나타납니다
딸아이는 일곱 명 중 5등으로 첫 레이스를 마치더니
세 번째 트랙에서는 3등을 기록해서
결국 포디엄에 오르네요~ ^^
사위도 3-4등에서 왔다 갔다 합니다
1,2,3 등이 올라설 수 있는 시상대도 마련되어 있어서
샴페인 샤워까지는 아니어도
사진으로 우승의 기쁨을 남길 수는 있겠더라고요
보는 우리는 굉음에 기름 냄새에 조마조마 별로였지만
막상 레이싱에 참여한 작은 딸아이와 사위는
즐거운 시간을 보낸 거 같네요
이제 3일을 꽉꽉 채워서 알차게 보냈던
2박 3일간의 여행이 마무리되었어요
지나고 보면 더 좋았던 것처럼 기억되는
온 가족이 함께한 여행,
모두가 모든 순간을 다 만족할 수는 없었겠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록새록
더 소중하고 값진 추억으로 기억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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