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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켈로나 가는 길 - 여름 가족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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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여름이면 찾아오는 불청객,
장마와 태풍이 있듯이
캐나다에도 여름이면 꼭 찾아오는 불청객,
산불이 있습니다
규모가 크고 작은 차이가 있을 뿐이지
나무가 많은 이곳에는
여러 차례 산불 소식을 접해야만
여름이 지나간답니다
올해는 동부에서도 큰 산불이 나서
미국의 공기까지 영향을 받는다고
초여름부터 소식이 전해졌었는데
서부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비씨부 북쪽 지역인 옐로우 나이프에서
큰 산불이 있었고요
며칠 전에 밴쿠버와 비교적 가까운 켈로나에서도
큰 산불이 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켈로나는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다섯 시간 정도 운전해야 갈 수 있는
오카나간 호숫가의 휴양 도시로
와이너리로 유명한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번 산불로 건물 2 백채 가량이 전소되고
3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대피하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고 해요
이제 불길은 어느 정도는 잡혔지만
아직도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고 하니 걱정이네요

우리는 산불 나기 일주일 전쯤에
바로 이곳 켈로나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아름다운 풍경들인데
무자비한 불길이 휩쓸어 버렸다고 생각하니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그럼 불나기 전에 담아 온 아름다운 풍경을 보러
같이 떠나 보실까요?

다섯 시간가량 걸리는 장거리를 다섯 명이 타고
차 한 대로 움직이기가 불편할 듯하여
차 두대로 가기로 결정했어요
다섯 명이라는 인원이 한차에 딱 맞는 인원이긴 하지만
뒷자리에 세 명이 앉아야 하니
장거리 이동에는 불편할 거 같았답니다
남편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차 안에서 함께 얘기하는 재미도 있으니
한차로 가자고 주장했지만
그건~~ 주로 운전석이 여행 공간이 되시는
앞자리 주인의 입장이시고~
약간의 재미를 포기하고
쾌적한 공간을 택하기로 결정했답니다

일단 첫 번째 만남의 장소인 호프까지는
1번 트랜스 하이웨이를 따라서 달려갑니다
1번 하이웨이는 10개의 주를 지나서 토론토까지 연결된
캐나다를 동서로 횡단하는 가장 긴 도로입니다

호프에 가까워지면 이런 안내판을 만나게 되는데요
이곳에서 갈라지는
여러 개의 하이웨이 도로 상태를 알려 주고 있답니다
여름에는 산불 때문에, 겨울철에는 눈 때문에
하이웨이가 클로즈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거든요
오늘은 모두가 오픈입니다

작은 마을인 호프로 들어섰어요
호프는 하이웨이 1번과 3번 그리고 5번이 갈라지는
분기점이 되는 곳으로
밴쿠버에서 동쪽으로 여행을 할 때는
첫 번째 쉬어가는 장소로 많이 이용됩니다
이곳 하이웨이에는 한국의 고속도로처럼
편리한 휴게소가 없기 때문에
중간중간 나타나는 도시나 마을에서
가스도 보충하고 먹기도 하고,
간단한 휴식과 함께 화장실까지 해결해야 합니다

우리의 차 두 대가 만나기로 한
호프의 맥도널드가 멀리 보입니다

이곳에서 간단히 커피타임을 가지고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음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메릿(Merrit)에서
다시 만나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다시 풍경을 즐기며 달리고 달려서
다음 만남의 장소인 메릿 서브웨이에 도착했는데요
차에서 내리니 바깥의 기온이
호프나 밴쿠버의 기온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질 만큼 뜨겁더라고요
간단히 점심을 먹기 위해 서브웨이로 들어갔는데,
와~ 작은 가게에 뭔 사람이 이렇게나 많을까요?
서브웨이가 좁은 데다가 사람이 복작거리니까
도저히 그 틈에서 뭔가를 먹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나가자~ 여긴 안 되겠어~~~
그럼 또 다른 장소를 검색해 봐야 하나?
주차장에 차를 세울 때 옆에 식당이 또 있었는데~
일단 서브웨이를 나가 보기로 했어요

2190 Voght Street Merritt
Empty Keg Brew House
구글 평점 4.9

같은 건물 끝에 있는 한가해 보이는 식당입니다
그런데 다가가서 보니 일반 식당이 아니고
사설 수제맥주 양조장인 Brew house였어요
나중에 찾아보니 구글 평점이 4.9나 되는
구슐랭이더라고요
구글 평점이 4.5 이상 되면 미슐랭 대신에 구슐랭,
제가 붙인 이름입니다~^^

Brew House 답게 다양한 자체 맥주 메뉴와
굿즈도 만들어서 팔고 있었어요
우리는 잘 모르지만 이 지역에서는
꽤나 유명한 수제맥주 브랜드인가 봅니다
그런데 음식은 간단한 안주와
스낵 정도만 먹을 수 있네요
식사거리로는 썩 마땅치 않았지만
점심이니까 뭐~ 간단히 먹기로 했습니다

실내가 넓고 쾌적했는데요
낮 시간에 맥주집이어서 그런지
손님이 별로 없었답니다
암튼 시원하고 쾌적하니 그걸로 만족입니다

와이너리에서 볼 수 있는 오크통이?
수제맥주 양조장들은 오크통에 맥주를 숙성시켜서
맥주의 맛과 향을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사용한다고 하네요
오늘 이곳에 온 목적이 맥주는 아니지만
점심과 곁들여 간단히 한잔,
수제맥주 맛은 봐야겠죠?~^^

핫도그, 스프링 롤, 감자튀김, 푸틴,
그리고 오크통에서 숙성한 수제맥주 한잔!
캬~~ 여행길의 맥주는 힐링입니다~^^

핫도그에 넣을 수 있는 건 다 넣어서 먹어봅니다
뭐 핫도그 맛이 거기서 거기려나요?
그런데 ~ 오호~ 맛있네요
수제맥주와 곁들여 먹는 핫도그여서 그랬는지
특별히 맛나게 느껴졌답니다

간단히 점심을 먹고 켈로나를 향해서 출발합니다
이제 켈로나까지 쉬지 않고 가서
켈로나 시내에 있는 코스코에서
두대의 차가 다시 만나기로 했어요
숙소에 가서 구워 먹을 고기와 야채를 사야 하거든요

남편과 작은딸이 한차로 먼저 가고
저는 큰딸 부부와 함께 딸아이의 차를 탔습니다
딸아이 차가 테슬라인데요
전기차를 가지고 장거리 여행을 하는 게
좀 불편한 점은 있더라고요
기름은 금방 채우고 떠나면 되는데
전기차의 경우는 중간중간 슈퍼충전기 위치를 검색해서
20분 정도 충전을 시켜줘야 하는 불편함~
저는 딱 질색입니다만
젊은이들은 불편하지 않다고 하네요
충전하는 동안 차 안에서 시원한 에어컨과 함께
넷플릭스를 잠시 관람하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 출발합니다
공해와 상관이 없는 전기 차니까
차가 충전 중이라 멈춰있어도
시동도 에어컨도 모두 틀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데
가스차에 익숙한 저는
차가 멈추면 모든 동력을 꺼야 할 것만 같은 느낌에
뭔지 모를 불편함이 자꾸 고개를 들더라고요~^^

잠시 점심 식사를 위해 머물다 가는 메릿,
건조하고 뜨거운 기후를 가지고 있는 곳이어서
나지막한 산에 누런 색 잔디,
그리고 강렬한 태양의 느낌이
미국의 캘리포니아를 떠오르게 했습니다
와인으로 유명한 나파밸리가 있는
샌프란시스코 근교로 나가는 길목의 풍경,
딱 그 풍경을 보는 듯했답니다
배도 채웠고 차도 밥을 든든히 먹였고,
이제 오카나간 호수가 있는
켈로나를 향해서 달려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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