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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마지막 호텔에서 겪은 황당한 일 - (파리 샤를르드골 홀리데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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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도 인생처럼 좋은 일, 좋지 않은 일이
섞어 섞어 일어나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며
하루하루가 채워지는 거 같습니다
우리는 파리에 도착해서
또 한 번 냉탕으로 입수하게 되는데요…

파리에 도착한 시간이
11시가 가까운 아주 밤늦은 시간이었어요
스케줄이 이렇게 되는 걸 알고 있었기에
마지막 이틀밤 묵을 파리에서의 호텔을
공항에서 가까운 곳으로 예약을 해두었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터미널 간을 운행하는 무료 트램을 타고
터미널 1과 터미널 3 사이에 있는
‘Parking’ 정거장에 내리면
컨츄리야드, 레지던스인 등 다른 호텔들과 함께
홀리데이인 호텔이 있습니다

우리가 오늘 묵을 숙소는 홀리데이인 호텔입니다
늦은 시간이어서 트램에 사람도 별로 없네요
니스에서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최대한 늦게 출발하는 스케줄을 찾다 보니
파리 도착이 너무 늦어졌답니다
다음날 하루만 파리에서의 시간을 마치면
밴쿠버로 돌아가는 항공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공항에 숙소를 잡는 것이 좋을 거 같아서
공항 근처에 있는 호텔 중에서
미국 체인호텔인 홀리데이인을 선택했어요

Parking 정거장에서 나와서
밖으로 나오니 늦은 밤이어서 사람이 없네요
약간 무서운 느낌도 들지만
그래도 공항 구역에 속한 주차장이니까~ 하고
호텔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조명도 환하고 호텔 별로 표지판도 잘 되어 있어서
금방 호텔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트램 역에서 도보로 1-2분 거리여서
그다지 많이 걷지도 않았습니다

프런트에서 체크인을 하는데 사건이 발생합니다
우리는 더블 사이즈 침대 두 개가 있는
트윈 룸을 예약했어요
종일 바쁘게 돌아다녀야 하는 짧은 일정의 여행이었기에
럭셔리 호텔은 아니더라도
각자 침대에서 편하게 잘 수 있어야 한다는 게
제 원칙이었기 때문에
다소 비용이 추가되더라도
꼭 침대가 두 개 있는 방을 예약하거든요
그런데… 키를 받고 방에 올라가서 보니
분명 침대는 두 개였는데
침대 하나가 롤러베드 더라고요
롤러 베드는 인원이 초과됐을 때
추가 비용을 내면 가져다주는
스프링이 매트 위에서도 느껴질 만큼 허접한
임시 베드~ 그거랍니다
바로 가방을 끌고 프런트 데스크로 내려갑니다
그런데 프런트 데스크 직원의 대응이
역대급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트윈룸을 예약했는데 침대가 하나뿐인데?
하나는 롤러베드를 세팅해 두었네~”
밤이 늦어서 그렇지 않아도 피곤한데
짜증 나지만 최대한 교양을 세팅하고
부드럽게 얘기했어요

“침대 두 개 맞잖아?”
아주 타성에 젖은 목소리를 장착하고
툭 던지는 듯한 말투로 대응하는 호텔 직원~~
잠깐~ 이 태도는 뭐지?
저도 감정이 상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걸 답이라고 하는 건가
침대 두 개가 맞다고? 기가 막히더라고요

“넌 호텔에서 일하면서 침대와
롤러 베드도 구별을 못하니?
그건 침대가 아니야~ 롤러베드지~”
기가 막힌 저도 비꼬는 말투가 나와버리네요

“너희가 12시 넘어서 왔기 때문에
트윈 룸은 다 나가서 남은 방이 저 방뿐이야”
12시 넘어서 왔기 때문이라고?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하고 있어요

“우리는 11시 30분에 여기 왔고
설령 12시가 넘어서 왔다고 해도
몇 달 전에 예약하고 너희가 컨펌한 상황이야
그럼 뭐 하러 예약을 받니?
그냥 오는 순서대로 방을 주면 될 텐데?
내가 확약받은 예약지 보여줄까?
분명하게 더블사이즈 침대가 두 개인
트윈룸으로 나와 있거든? “
사실 유럽의 호텔들은 같은 인원인 두 사람이 묵어도
침대가 하나인 거보다 두 개 있는 방이 더 비쌉니다
“만일 침대 하나짜리 방을 예약할 거였으면
여기 말고도 더 좋은 조건의 호텔도 많았었어 “

조목조목 따지는 내 말엔 대답을 피하고
이번엔 생색내기로 들어갑니다
”그 방이 원래 퀸베드 하나 있는 2인용 넓은 방인데
생각해서 퀸사이즈 롤러 베드도 가져다 놓은 거야 “
이 직원은 이성적인 대화가 안 되는 사람임을
이제야 알아차립니다

”퀸 사이즈 필요 없고 내가 예약한 대로
침대 두 개인 방으로 옮겨줘 “
강경한 내 태도에도 아랑곳 않고 한다는 말이
“방이 없어. 정 그렇다면 환불해 줄 테니 다른 호텔로 가!”
헐~ 완전 빼째라 아닌가요?
밤 12시가 넘은 상황에 다른 호텔로 가라네요

“Are you kidding me? 장난해?”
어이가 없어서 말도 안 나오고
더 이상 이 사람과 얘기할 필요가 없음을 느낍니다
나의 다음 대사는 뭐였을까요?
“매니저 나오라고 해” 밖에는 할 말이 없겠죠?

입을 떼려는 순간에
뒤쪽에서 이 상황을 흘끔흘끔 지켜보며
이 직원이 상황을 해결해 주길 바라며 서있던
매니저가 앞으로 나서네요
그는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그게 순서지~)
오늘 호텔이 만원이라서 트윈룸이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커넥션 룸은 아니지만
옆에 붙은 방으로 두 개를 주겠다고…
내 조건, 침대가 두 개를 만족시키니
그렇게 해결을 보고 방으로 올라갔답니다

커넥션 룸이 아닌 나란히 위치한 방 두 개,
따로 짐을 싸기는 했지만 함께 써야 할 용품들도 있어서
문을 열고 밤늦도록 왔다 갔다~
이만 저만 불편한 게 아니었지만
스프링이 매트 위로 느껴지는
롤러 베드를 면한 거 만으로도 다행이다~
위안을 삼았답니다
여행 마지막까지 참 여러 가지 해프닝이 일어나네요

미국 체인 호텔답게 방은 널찍하고
다른 모든 컨디션은 좋았습니다
사실 여행을 하면서 홀리데이인 호텔이
가격도 크게 비싸지 않고
위치도 서비스도 만족스러워서
자주 이용하는 편이었어요
혹시 어제 같은 상황이 벌어졌어도
처음에 대응하는 직원이 제대로 했다면
훨씬 더 이 호텔에 대한 느낌이 좋았을 텐데요
어제 느낀 황당함으로 인해서
홀리데이인에 대한 이미지가 별로가 되어 버렸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 커튼을 열어보니
이런 뷰가 보입니다
공항 근처가 아니고
샤를르 공항 내에 있는 호텔이다~
라고 하는 게 맞는 표현 같습니다

대부분의 홀리데이인 호텔은 아침 뷔페가
방값에 포함인 경우가 많습니다
미국 같은 경우는 뷔페 메뉴가
나쁘지 않았던 걸로 기억이 되는데요
여기는 어떤지 가볼게요

너무 간단해서 별로 먹을 것도 없었던 뷔페,
그 흔한 와플 굽는 기계도 없었고
변변한 생과일도 없었던 빈약한 뷔페…
간단히 챙겨 먹고 마지막 남은 하루 일정을 위해서
파리로 나갑니다

호텔을 나서서 밝을 때 호텔 건물 사진을 찍어 봤어요
바로 공항 관제탑 건너편 건물이 홀리데이인입니다
위치는 공항과의 연결이 편리해서
공항 근처에서의 숙박이 필요한 상황이라면
나쁘지 않았답니다

다시 무료 트램을 타고
공항 터미널로 가서 파리 시내로 나가야겠죠?

공항 트램을 이용해서 갈 수 있는 호텔이
홀리데이인 외에도 이비스, 힐튼, 풀맨 등
여러 개가 있음을 볼 수 있네요

이제 샤를르 공항 터미널로 와서
RER을 이용해서 파리 시내로 나갑니다
여행 마지막 날인 오늘 하루는
미리 예약된 루브르 박물관 관람으로
시작할 예정입니다
그럼 루브르 박물관을 향해서 출발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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