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에 저녁에 도착해서
니스 중앙역 앞 식당에서 딸아이와 밥을 먹으며
거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기분 좋게 불어오는 니스의 바람결을 즐기면서
파티오에 앉아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옆 테이블에서 편한 티셔츠 차림의 노인 한분이
“너희 둘이 같이 사진 찍어 줄까?” 하시네요
딸과 둘이 사진을 찍으려면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 하니까
둘이 찍은 사진이 귀하던 참이었는데 잘 됐죠?
고마워~ 하고 핸드폰을 건네면서
설마 동네 노인 같은데 핸드폰을 들고 도망이야 가겠어?
하는 생각을 순간적으로 했네요~ㅎㅎ
유럽에서는 늘 도둑 조심을 해야 하니까요~^^
”근데 너 영어 잘한다~“
오랜만에 영어로 말하는 사람을 보니 반가워서
제가 한 말이에요
”응~ 나 영어 잘하지? 시카고에서 왔거든~”
Greg는 시카고의 한 고등학교에서
30년간 자동차 과목을 가르치던 선생님이었다네요
자동차에 진심인 우리 딸, 귀가 번쩍합니다
금요일부터 3일간 모나코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대회를 보기 위해서 이곳에 왔고
모나코는 하루에 2천 불 이상 줘도
대회기간 동안은 호텔이 없어서
하는 수 없이 니스에다 호텔을 잡았다고 해요
알고 보니 같은 호텔에 묵고 있더라고요
“우리도 그랑프리 보러 가는데, 엄마는 안 간데”
라고 딸아이가 말하자
Greg의 첫마디가 뭐였는지 아세요?
우리 딸이 온라인으로 혼자 표를 사고 나서
나에게 했던 말과 똑같은 말을 하더라고요
“Once in a life” 인생에 한 번뿐인데 왜 안 가?~
헐~ 뭐 대사가 저렇게 똑같냐
진짜 인생을 들먹일 만큼 대단한 대회라고?
갑자기 나도 표 살걸 그랬나 싶은 생각이~~ ㅎㅎ
그렇게 우리는 여행 친구가 됩니다
내일 하루 동안 니스를 함께 돌아보기로 했어요
사진도 서로 찍어줄 수 있고 무엇보다도
우버를 이용해서 관광을 하면서 비용을 반반씩 내면
시간도 돈도 절약될 거 같다는
미국 친구 Greg의 제안이었습니다
니스 관광을 시작하는 아침입니다
니스 중앙역 시계가 8시 35분을 가리키고 있네요
9시에 어제 만난 Greg와
호텔 로비에서 만나기로 했으니까
간단히 아침을 먹고 다시 호텔로 가봐야 해요
이곳에 아침부터 나온 이유는
어제저녁에 이곳에서
‘Paul’이라는 베이커리 카페를 봐두었거든요
이곳은 125년 전통의 유명한 카페인데요
1889년 이후 5대째 가업을 이어
전 세계 20여 개국 주요 도시에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적인 프랜차이즈 카페랍니다
한국에도 지점이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2년 전쯤에 밴쿠버에도 오픈을 했는데요
브런치를 먹으러 여러 번 가려고 시도해 봤지만
예약을 잡기가 어려워서 포기했던 곳이에요
런던에서 가봤던 경험이 유일한데
본고장 프랑스에 왔으니 당연히 가봐야겠죠?
마당에도 사람이 한가득입니다
시간이 별로 없는데…
줄을 많이 섰으려나?~~
실내에도 빈 테이블 찾기가 쉽지 않겠어요
간단하게 빵 하나, 커피 한잔 먹을 거니까
먹는 시간은 많이 걸리지 않을 거예요
일단 빵을 오더해 볼까요?
와~ 종류가 너무 많은데 다 먹을 수도 없고…
행복한 고민 시작이네요
바게트 샌드위치에서부터
각종 페스츄리와 마카롱까지……
세 가지 빵과 피치 아이스티, 그리고 카푸치노…
그 많은 것 중에 선택된 우리의 아침식사,
어떤 빵을 골랐나 보실래요?
맨날 보던 빵, 익숙한 맛의 아는 빵,
새로운 시도는 전혀 없는 그런 애들을 골랐네요~ㅎㅎ
그런데 저 네모난 초코렛 크로와상~
저 맛에 반한 딸아이가 집에 돌아와서도
저 빵만 찾아다닌다는~ㅎㅎ
카페 테이블엔 손님이 가득하고
카페 바닥에는 빵 부스러기를 먹으려고 찾아든
비둘기 손님이 성황을 이루고 있습니다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약속장소인 호텔로비로
시간 맞춰서 돌아왔어요
오늘의 여행 친구인 Greg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첫 번째 목적지인 Castle Hill로 가기 위해서
우버를 호출했습니다
우버 앱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운행 가능한 차량의 경우목록이 쭉~ 뜨는데요
15유로가 가장 저렴한 오퍼네요
Greg와 7.5유로씩~ 저렴하죠?
우리가 타야 할 벤츠 차량이 오고 있어요
니스에서 타는 벤츠라~~ 기분 좋은데요?
사실 유럽을 여행할 때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저의 방식이에요
택시 타는 게 비용도 많이 들지만
겁이 많아서 여자끼리 타면 좀 불안하기도 하고
워낙 대중교통이 잘 발달한 유럽에서는
메트로, 트램, 버스, 등을 타는 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오늘은…
우연히 만난 여행 친구 덕분에
반값에 우버를 이용할 수가 있고
무엇보다도 파리에서 넘어졌던 여파로
옆구리도 병원을 가볼까 할 만큼 많이 아프네요
게다가 까졌던 무릎도 점점 벌겋게 부어올라서
많이 불편했거든요
사실 여행자 보험도 있으니
병원에 가는 비용은 문제가 아니었어요
하지만 영어도 안 통하는 병원을 가서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는데
귀한 시간을 다 보내게 될까 봐서
최선을 다해서 참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벤츠가 엄청나게 반가운 상황입니다
벤츠를 탄 거 까지는 좋았는데요…
Castle Hill로 간다는 우리를 이곳에 내려줬네요
우버 기사님~ 우리가 원한 곳은요,
니스 시내를 다 내려다볼 수 있는 언덕인데요…
영어가 안 통하니 목적지 이름만 주고받은 대화,
평평한 Castle Hill 마을에 우릴 내려놓고 가버립니다
물론 언덕 위까지는 차가 못 올라가겠지만
언덕을 오를 수 있는 엘리베이터 입구나
걸어서 올라가는 입구에 내려줘야 하는데~~~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나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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