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르본 대학의 여러 캠퍼스들이 모여있는 지역인
젊은이들의 거리 생 미셸 지역은
영화관을 비롯해서 젊은 감각의 상점들,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는 식당들까지
파리의 젊은 매력을 느끼기에 좋은 장소예요
이 지역 곳곳에 흩어져 있는 캠퍼스 중에서
팡테옹 신전 앞에 위치한 파리 제1대학 캠퍼스를
딸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구글맵을 켜고 열심히 따라가고 있었어요
그런데… 구글맵이 피곤했던지
우리를 목적지로 못 보내고 뱅글뱅글 돌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핸드폰 화면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맵을 들여다보며 걸어가는데……
갑자기~~~ 꽈당당~~~
그만 길바닥에서 넘어져버렸네요~~~
핸드폰은 저만치 날아가 내동댕이 쳐지고~~ㅠㅠ
그 강도가 얼마나 쌨던지
한동안 일어날 수가 없었어요
놀란 딸아이가 괜찮냐며 같이 주저앉아서
저를 들여다보는데…
그 와중에도 나는 저만치 나동그라진 핸드폰을 보며
“핸드폰, 핸드폰”을 외치고 있더라는~^^
다행히 핸드폰은 괜찮았는데요
저는 정말 괜찮지가 않았답니다
갈비뼈가 부러지면 이런 느낌일까 싶을 만큼
오른쪽 갈비뼈 부분에 심한 통증이 있었어요
한동안 길바닥에 앉아있다가
다시 추스르고 일어나 가던 길을 갑니다
참나… 소르본 대학이 뭐라고~~~
그래도 가던 길은 가야겠죠?
소르본 대학이다~~
원래 목적했던 판테온 앞에 있는 제1 대학은 아니지만
거기까지 다시 찾아갈 기력이 없네요
소르본~~ 쓰여 있는 거 봤지?
우리가 뭐 강의를 들으러 가는 것도 아니고…
어느 소르본이건 캠퍼스 분위기만 보면 됐지 뭐~
그럼 캠퍼스를 돌아보러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1150년 경에 세워진 파리 대학교가 뿌리가 되어
1257년에 ‘로베르 드 소르본’에 의해
세워진 신학교가 소르본 대학의 시작이 됩니다
1971년 파리시가 국립대학교를 개편하면서
파리대학을 제1대학, 제2대학 등 제13 대학까지
번호를 붙여서 나누게 되는데요
2018년에 파리 제4대학교와 제6대학교가 통합되어
소르본 대학의 이름을 잇게 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소르본 대학은 통상적으로
파리대학을 통틀어서 부르는
별칭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네요
역사를 먹고 자란 듯한 나무들이 늘어선 마당과
빛바랜 건물의 조화가 학교라기보다는
오래된 성에 들어온 듯한 느낌이에요
건물에서 오랜 전통이 느껴집니다
물이 나오는 수도도 청동으로 만들어져서
오래된 느낌에 한몫하네요
캠퍼스 곳곳에 조각상들이 많았습니다
마치 미술관이나 박물관처럼…
박물관인지 학교인지 혼동이 될 만큼
건물도 분위기 있고 조각상도 멋지네요
아픈 아이를 어루만지는데 듯한 이 조각상과
게시판에 붙은 무언가를 보더니
의대 건물인 거 같다고 딸아이가 짐작을 하네요
캠퍼스를 간단히 돌아보고 나가는데
몇몇 학생들 모습이 보입니다
오~ 학교 맞네~^^
소르본 대학 휘장이 세워져 있었어요
1257년부터라고 설립된 해도 자랑스럽게 쓰여있어요
766년의 역사를 가진 소르본 대학교는
이탈리아의 볼로냐 대학교,
영국의 옥스퍼드 대학교,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더불어
서구권 최초의 대학 중 하나라고 하니
자랑스러울만합니다
캠퍼스 밖으로 나오니
방과 후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답니다
비스트로라고 쓰여있는 맥주집에
수업을 끝낸 학생들이 왁자지껄 모여서
맥주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이었어요
그 비스트로 바로 옆은 책방이네요
책방과 술집~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두 업종이
바로 이웃하고 있는 게 재밌더라고요
서점 입구에서 부터 규모가 짐작되네요
이런 책방은 절대 그냥 못 지나가는 딸아이가
들어가 보고 싶어 하는 거 같은데
부상당한 엄마 때문에 눈치를 보는 듯했어요
괜찮다고 들어가자고 말은 했지만
사실은 옆구리가 너무 아팠답니다
일단은 같이 들어왔는데
서점이 4~5층까지 있는 큰 규모입니다
도저히 계단을 오르내리며
함께 서점을 돌아볼 상태가 안되네요
1층에서 기다릴 테니 돌아보고 오라 하고는
최대한 움직임을 자제하면서 버티기에 들어갑니다
흠… 사진 현상 기계도 있네…
근데 앉을 곳은 없나?
걸어 다닐만한 거 보니까
갈비뼈가 부러진 건 아닌 거 같고
크게 숨 쉬거나 웃기도 힘든 거 보면
갈비뼈에 금이 간 건가…?
근데 딸내미는 언제나 오려나…
여기도 베스트셀러를 등수 매겨서 진열하는구나..
아이고 옆구리야~~~
근데… 왜 안 오지…?
내가 괜찮다고 했으니 진짜 괜찮은 줄 아나 보네…
그냥 아프다고 할걸 그랬나?
하긴 이렇게 층수가 많으니
얼마나 보고 싶은 게 많겠어……
30분이 지났는데도 딸아이는 나타나질 않네요
앉아서 기다리면 좋겠는데 앉을 곳도 없어요
긴 바지를 입었는데 갑자기 무릎이 축축한 거 같아서
바지를 걷어보니 오른쪽 무릎에서 피가 흘러서
바지에 스며들고 있었어요
옆구리가 너무 아파서 몰랐는데
이제 보니 무릎도 쓰라린걸?
잠시 후에 딸아이가 미안한 얼굴로 뛰어 옵니다
보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름 서둘러 온 거 같아요
학교에서 쓰고 있는 영문 교과서들이 있었는데
캐나다에서는 70-80불 줘야 사는 것들이
20유로 정도밖에 안 하더라는~
보고 싶은 교과서들이 너무 많았다고 하네요
평소 같으면 다시 같이 가서 사고픈 책 사자 했을 텐데
그럴 상황이 아니었답니다
생 미셸 광장까지 가보려 했던 계획도
도저히 안될 거 같아서 취소합니다
일단 무릎도 소독해야 할 거 같고
좀 누워야 할 거 같기도 하고…
책방을 끝으로 생 미셸을 떠나서
일단 호텔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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