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로마를 떠나서 피렌체로 가는 날입니다
피렌체는 토스카나주의 주도로
르네상스의 발상지로도 잘 알려져 있는 도시인데요
우리나라의 대구처럼 분지로 이루어져 있어서
여름철에는 특히나 기온이 높다고 해요
이태리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로마와 함께 꼭 방문하게 되는
이태리의 필수 관광지 이기도 합니다
사실 피렌체는 여행사에서 일하던 그때 그 시절에
단체 관광객을 인솔해서
수 없이 가본 곳이기도 합니다만
단기간에 여러 곳을 봐야 하는 단체 투어의 스케줄상
밀라노에서 로마로 이동할 때나
베니스에서 로마로 이동할 때
반나절 정도 투어로 스쳐 지나가는 느낌의 도시였어요
버스가 들어갈 수 없는 구시가지를
짧은 시간에 더위를 혹은 추위를 견디면서
지친 발걸음으로 걸어 다니던 기억,
그래서 그런지 저에게 피렌체는
아~ 좋다~라는 느낌보다는
아~ 힘들다~라는 기억이 강한 도시랍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내 맘대로 할 수 있는 개인여행이고
시간도 단체투어에 비하면 넉넉한 편이니까
피렌체에 대한 느낌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를 가져봅니다
아침 일찍 피렌체행 초고속 열차가 예약되어 있어서
서둘러 테르미니역으로 나갔습니다

역에서 먹는 이태리식 아침식사,
카푸치노 한잔과 이태리식 크로와상인 코르네토~
이른 아침이어도 적당한 양이어서 부담이 없고
시간이 많지 않아도 잠깐이면 먹을 수 있는데요
가격도 일인당 5유로 정도면 해결이 되는
여행객에게는 안성맞춤인 조식이네요

여행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출근길에
이렇게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주방에서는 열심히 신선한 코르네토를 구워내고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맛이 있는데
금방 구워내서 서비스를 하니 얼마나 맛있게요~~

집으로 돌아와서도 이태리 여행 중에 아침마다 먹었던
카푸치노와 코르네토가 두고두고 생각이 나더라고요

오늘 우리를 피렌체까지 데려다 줄
이딸로 초고속 열차입니다
로마에서 피렌체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어서
당일치기 여행도 충분히 가능한데요
이제부터 우리는 로마를 기준으로 해서
북쪽으로 올라가는 일정들만 남아 있으니
오늘은 피렌체에서 1박을 할 예정입니다

로마에서 피렌체 구간은 제가 티켓을 예약했던 시점에서는
일반석과의 가격 차이가 얼마 나지 않길래
일등석으로 티켓을 구입했어요

일등석을 타면 좌석 상태가 조금 더 넓고 쾌적하고
간단하지만 스낵과 음료도 서비스를 받습니다

기차 안에서는 별로 스피드가 느껴지지 않지만
시속 243 킬로로 달리고 있는
분명 초고속 열차입니다

피렌체에 도착하니 체크인하기에는 이른 시간이어서
일단 호텔에 짐을 맡기고
근처에 있는 피렌체 중앙시장(Mercato Centrale),
혹은 가죽시장이라고 불리는 곳으로 구경을 나섰어요

일단 중앙시장 건물 안으로 들어갔는데요
다른 도시들의 재래시장과 비슷한 느낌이었습니다
각종 육류와 야채 해산물 등
식재료들을 팔고 있는 상점들이 즐비했지만
장 보는 사람은 별로 없는 거 같았습니다

식재료를 팔고 있는 상점들 외에
푸드코트처럼 한쪽에 테이블을 마련해 놓고
간단한 메뉴들을 요리해서 팔고 있는 식당도 있었습니다

시장 건물 밖으로 나오면
유명한 피렌체의 가죽시장이 이어집니다
각자의 상점 앞에서 경쟁적으로 호객 행위가 이루어지는데요
여기저기서 한국말이 들려옵니다
언니~ 이거 싸요~ 이뻐요~ 등
놀라울 만큼 많은 상인들이 한국말을 구사하고
심지어는 경상도 사투리를 구사하는 상인도 있어서
새삼 한국 관광객들이 얼마나 많이 이곳에 오는지를
실감할 수가 있었습니다

딸아이가 세 개나 사온 가죽 팔찌도
다양한 색상과 디자인으로 딸아이의 지갑을 열게 하네요
돌아와서 생각해 보니
몇 개 더 샀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는~
가격도 하나에 5유로 정도로 착했을 뿐 아니라
가죽의 질도 좋고 색상도 예쁘더라고요
딸아이가 언니에게 선물한다고
작은 핸드백도 하나 구입했는데
선물 받은 큰아이가 너무 만족스러워해서
다른 종류로 하나 더 사다줄껄 싶었답니다
소가죽 핸드백을 40유로에 샀으니
정말 대박인 거죠~~~ ㅎ
만일 제가 피렌체에 다시 오고 싶다고 한다면
아마 이 가죽시장 때문일 것 같네요

가죽제품 외에 다양한 이태리 기념품들도 판매하고 있었어요
꼭 베니스를 가지 않더라도
베니스를 상징하는 다양한 마스크까지
이곳에서 구입할 수 있겠더라는~

이제 시장을 떠나서 다시 호텔로 돌아갑니다
2시쯤에 방이 준비될 거 같다고 했었으니
느긋하게 점심 식사를 하고 나면
거의 2시가 될 거 같네요
사거리 코너에 눈에 띄는 식당으로 들어가 볼까요?

Trattoria La Madia
Via del Giglio 14 Firenze
구글평점 4.5

넓지는 않았지만 식당 내부가 깔끔했고
아기자기한 유럽풍 인테리어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입구에 진열해놓은 신선한 해산물들을 보면서
해산물을 재료로 한 메뉴를 시켜야지~ 결정했어요

우리는 길거리를 바라보며 식사할 수 있는
파티오 자리에 앉기로 했어요
길에서 밥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
날씨가 덥지도 않고 적당하니까
피렌체를 느끼면서 길에 앉아서 식사하기로 합니다

해산물 요리를 주문했으니
화이트 와인으로 구색을 맞춰볼까나요?

문어와 야채를 볶아서 만든 요리였는데요
와~ 이태리 문어요리의 진수를 만납니다

함께 주문한 볼로네제 파스타도
역시나 파스타는 이태리~~

진심으로 감동적인 맛이었어요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버블티를 먹겠다는 딸아이~
호텔 가는 길목에 위치한 이팡 버블티 샾으로 왔는데요
이팡은 밴쿠버에도 있는 타이완 체인 버블티 샵입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시킨 브라운슈가 후레쉬 밀크 버블티가
밴쿠버에서 먹던 거보다 훨씬 맛있다며 감탄을 합니다
우유 맛이 밴쿠버랑 다르다는 거예요
우유가 너무도 고소하고 맛있다나요?
우리 따님 피렌체 떠나는 날인 내일도
꼭 다시 와서 한번 더 먹는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네요

이제 위치 하나만은 끝내줬던~
우리가 묵을 호텔이 보입니다
REX Hotel인데요~
하룻밤에 3백 불이 넘는 가격의 호텔이었지만
위치 빼고는 모든 게 실망스러웠던~
이번 여행의 꼴찌 호텔이 되었답니다
위치는 피렌체 역과 두오모 성당 중간이어서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였는데
방 컨디션이 영 엉망이더라는~
물이 새서 오밤중에 방도 바꾸어야 했었는데요
바꾼 방은 너무도 좁고 구조도 이상하고~
아주 불편한 하룻밤이었어요
워낙 호텔비가 비싼 피렌체 중심가여서
그럴 수밖에 없었으려니~~
밤늦게 들어가서 잠만 자고 나온
1 박용 호텔이었으니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렇게 저렇게 셀프 위로가 필요했었던
피렌체의 랙스 호텔로 체크인을 하러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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