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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돌아오라 소렌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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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저 바다와~ 그리운 그 빛난 햇빛~
내 맘 속에 잠시라도~ 떠날 새가 없어라~
학창 시절 음악시간에 배웠던 이태리 가곡,
돌아오라 소렌토로를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다 보니
어느새 소렌토 항에 도착했습니다

절벽 위에 자리 잡은 도시 소렌토~
강렬한 아름다움으로 다가오네요

뱃멀미를 걱정해야 할 만큼 작은 소형 페리였는데요
다행히도 괜찮은 컨디션으로 소렌토에 도착했어요

항구에서 시내까지는 유료 셔틀버스가 다니고 있었는데요
일인당 2유로를 지불하면
오르막 길을 10분 정도 거슬러 올라가서
소렌토의 중심부인 산안토니오 광장에 우리를 내려줍니다

뜨거운 햇빛~ 그야말로 빛나는 햇빛이네요
광장의 옆길로 들어서면
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이 눈길과 발길을 사로잡습니다

골목길에 무심히 늘어서 있는 카페들~
인위적으로 대단하게 꾸미지 않았어도
테이블과 장식들이 하나하나 특색 있고 예뻤습니다

이곳은 붉은색과 흰색의 조화~
저쪽은 초록색과 연두색의 조화~
어디를 들어가 볼까 가 아니라
이곳저곳 특색 있는 골목길의 카페 구경이 재미있더라고요

재미나게 구경을 하는 저에게
어느 카페 주인께서 다가오더니
카페 옆쪽으로 나 있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이 있는데
그곳에서 보는 경치가 멋지다며
계단으로 올라가서 보라고 권하더라고요
계단을 오르니 작은 규모의 살림집이 보이고
그 계단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는~~ 와우~

이런 경치를 품고 있는 집이었습니다
지나가는 여행객에게 멋진 경치를 보여주고 싶었던
친절한 카페 주인아저씨~~
오래도록 따뜻한 배려가 좋은 기억에 남습니다

그 집 계단을 내려오면서 보았던 거대한 레몬~
수박보다도 커다란 레몬이 실화인가요?
혹시 모형이 아니냐고 물었더니
진짜 레몬이라고 하는데 여전히 믿기지가 않네요

산안토니오 광장에서 골목길을 빠져나오면
소렌토의 번화가인 타소 광장을 만납니다
타소는 소렌토 출신의 유명한 시인이라고 하더라고요

타소광장 코너에 위치한 젤라또 카페에서
소렌토의 젤라또를 맛보기로 합니다
이태리 여행에서는 1일 1 젤라또~
1일 1 피자 혹은 파스타~
1일 1 맥주 혹은 와인~
이거 국룰 맞죠?~ ㅎ

또다시 선택 장애의 시간입니다
다 먹어보고 싶은데~~~ ㅠㅠ

깔끔한 실내도 좋았고~
청결한 무료 화장실도 좋았고~
젤라또 역시 당연히 맛있었던 곳~

거리에 놓인 테이블에서 바라보는 타소 광장의 모습도
소렌토의 감성을 제대로 느끼게 해 주었어요

거리에 늘어선 가로수에는 오렌지가 주렁주렁~
이태리 남부 도시의 감성을 제대로 발산하는 곳이
바로 이곳, 소렌토가 아닌가 싶네요

광장의 다리를 건너면서 마주하는 이 풍경,
아까 골목 카페 계단 위로 올라가서 보았던 그 풍경~
하지만 정면에서의 경치를 제대로 볼 수 있는~
숨 막히게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이번에는 구시가지 중심거리를 걸어봅니다
타소 광장과 연결되는 넓은 폭의 도보 전용도로,
구시가지의 도보 관광 거리인 San Cesareo입니다

역사를 느끼게 하는 지중해식 건물들과
각종 스토어, 기념품점, 식당과 카페가 즐비한 곳으로
이것저것 구경거리가 많아서
다리가 아픈 것도 시간이 가는 것도
다 잊게 해 주는 곳이었어요
시간이 더 있었다면 여유 있게 머물고 싶었던 곳이
아말피도 아니고 포지타노도 아니고
바로 이곳, 아름답게 빛나는 소렌토였습니다

이제 로마로 가는 고속열차를 타기 위해서
소렌토역으로 갑니다
소렌토에서 로마행 직행 열차는 없고요
나폴리까지 가서 그곳에서 고속열차를 갈아타야 합니다
그런데 소렌토의 기차역은 정말~
소박해도 너무 소박한 시골역의 모습을 하고 있었어요
이곳에서 지역 열차를 타고
1시간가량 나폴리로 갑니다

나폴리에 도착하니 역 근처의 분위기부터
대도시 다운 느낌이 느껴지네요
로마와 밀라노에 이어서 이태리 제3의 도시답게
기차역 주변만 봐도 대도시임이 실감 났습니다

사실은 로마행 기차를 10시 30분 출발로
여유 있게 예약해 둔 상태여서
나폴리를 잠시 돌아볼까 계획도 했었는데요
하지만 잠시 돌아보기에는 도시 규모도 너무 크고
하루종일 기차 타고 배 타고 버스 타고 걷고~
당일치기 일정에 지친 상태여서
그냥 역에 있는 상점들을 돌아보며
기차 시간을 기다리기로 합니다

고르지 않고 그냥 들어선 역 안에 있는 파스타집~
그리고 별 기대 없이 시킨 라구 파스타~
그런데도 엄청 맛있었다는~
뭐~ 아무 데나 들어가서 먹어도
파스타가 태어난 나라에서 먹는 파스타 맛은
역시나~ 엄지 척인 거 같네요

어느덧 해가 넘어가고~
9시가 가까워 오는 시간인데 10시 반까지
역에서 뭐 하면서 기다리나~~
사실은 늦은 시간이 되니 역 안에 상점도 모두 닫았고
앉아서 쉴 자리도 마땅치 않았고~
무엇보다도 분위기가 으스스 해지더라는~~
조금이라도 빨리 떠나는 기차를 찾아보니까
9시 20분에 출발하는~
한 시간 먼저 떠날 수 있는 기차가 있더라고요

과감히 10시 반 기차를 모바일로 캔슬하고
한 시간 당겨서 나폴리를 출발했어요
18.40유로를 취소 수수료로 날리고
나머지 금액은 돌려준다는 메일을 확인합니다
당일치기 여행이어서
나폴리에서 출발하는 기차 시간을 최대한 늦게 잡았더니
오히려 마지막에는 시간이 남아버렸네요

기차 취소 수수료를 기꺼이 지불하고
한 시간 남짓 이르게 나폴리를 떠납니다
로마에서 아침 7시에 출발해서
당일치기로 계획한 아말피 해안 여행,
여유 있는 여행은 아니었어도
할만했었던 일정이었습니다
한 번도 가본 적 없었던 도시 아말피도 좋았고
아말피 해안의 대표 도시 포지타노도 좋았지만
오늘 저의 1 순위는 소렌토였다네요
돌아오라 소렌토로~ 의 노랫말처럼
돌아오라 ~ 이곳을 잊지 말고~
돌아오라 소렌토로~~ 돌아오라~~~
언젠가 소렌토는 여유 있는 일정으로
다시 가고 싶은 도시로 마음속에 자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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