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기에는 조금 이른 시간,
마을을 거슬러 올라가던 길에 점찍어 두었던
해산물 튀김을 파는 식당으로 다시 내려와서
가볍게 해산물 튀김을 먹고
포지타노로 이동할 계획이에요
마을을 거슬러 올라갈 때 눈여겨보았던 식당,
벽에 그려진 아말피 해변의 그림과
그 앞에 놓인 빨간색 오토바이가
아기자기한 아말피 골목길 풍경과
잘 어우러지던 집입니다
점심 먹기에는 이른 시간인데도
가게 앞 서비스 카운터에는 주문을 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만들고 있었어요
이곳에서 해산물 튀김을 받아서 투고를 해도 되고
많지는 않은 좌석이었지만
식당 안에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우리는 빈 좌석이 있는 걸 확인하고
주문을 마친 후에 안으로 들어갑니다
안쪽 카운터에서는 해산물 튀김은 물론이고
신선해 보이는 생선들과 싱싱한 해산물들을
동네 주민들에게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정육점에 딸린 고깃집처럼
갓 잡은 해산물 판매도 하면서
간단한 해산물 요리도 만들어 팔고~
그런 종류의 식당임을 알 수 있었어요
시원한 파란색 벽에 하얀색 램프가
깔끔하고 예뻤던 스탠드 바~
냅킨과 일회용 컵을 셀프로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정돈해 두었더라고요
레몬~ 레몬 한 아말피에 왔으니
이곳에서 생산되었다는 레모네이드를 마셔봅니다
푸짐하고 신선한 해산물 튀김~
튀김요리는 신발을 튀겨도 맛이 있다는데
신선한 해산물을 튀겼으니
그 맛이야 두말하면 잔소리다 되겠죠?
맛있게 해산물 튀김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우리가 들어갈 때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어요
아주 많은 사람들이 식당 앞에서의 주문을 위해서
엄청이나 모여들고 있더라는~
비교적 한가한 타이밍에 잘 먹고
빠르게 인파를 피해서 항구로 내려갑니다
이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 추천하는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1위,
아말피 해안을 달려보기 위해서
포지타노를 목적지로 정하고
시타버스 버스 정류장으로 갑니다
버스표는 Tabacchi라고 간판이 달려있는
담배와 잡화를 팔고 있는 가게에서 사면되는데요
가게 입구에 버스표 팔지 않음이라고 크게 써 놓았네요
그럼 어찌해야 하나요~~~
일단 버스 정류장으로 가서
혹시나 버스표 판매기계가 있나 살펴보아도 없고~
결국 대기 중인 버스 기사님께 물어보니
저기~ 길을 건너가서
초록색 조끼를 입고 왔다 갔다 하고 있는 사람에게
버스표를 사라고 하네요
한 군데 서 있는 것도 아니고
저렇게나 많이 왔다 갔다 하는 저 사람?
이렇게나 유명한 관광지의 주요 교통수단인데
이렇게나 체계 없이 운영하고 있다고?
일단 초록색 조끼를 입은 사람을 쫓아가서
포지타노행 버스표 두 장을 구입하고 다시 물어봅니다
“어디서 버스를 타라는 안내 푯말도 없는데
어디서 버스를 기다려야 해?”
“저기 서 있으면 돼~~~”
아~ 저기~~~~?!?!
아무 표지판도 없는 길 코너에서
긴가민가 하면서 포지타노행 버스를 기다립니다
체계 없는 장면은 여기서 또 한 번 연출됩니다
우리가 가야 하는 곳과 반대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서
사람들이 아주 긴 줄을 만들고 있었는데요
버스가 들어오자 정거장에서 버스를 컨트롤하는 직원이
손짓으로 버스를 갑자기 엉뚱한 곳으로 빼더니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던 단체 관광객들을 먼저 태우는 거예요
그러자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이 달려와서
줄을 섰던 순서와 관계없이
버스로 와르르 몰려드는 장면입니다
체계도 없고 원칙도 없고~~~~
예전에 이태리의 어느 가이드가 했던 얘기가 생각나네요
이태리는 되는 것도 없고 안 되는 것도 없는 나라라고~
드디어 포지타노행 버스에 탑승,
그것도 아말피 해안도로를 실감 나게 볼 수 있는 특석,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앉았습니다
와~ 그런데 경치도 경치이지만
길이 너무 좁아서 차와 차가 닿을 듯이 스쳐 지나가는 장면이
더 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어요
차들은 끝없이 밀려오고~
바깥쪽은 해안 절벽이고~
길은 버스 한 대가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좁고 좁은 길,
게다가 직선도 아니고 구불구불한 산길입니다
차와 버스가 살짝 닿아서
사이드 미러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리도 별로 놀랍지 않고
산에서 뻗어 나온 나뭇가지가
버스 창문을 스치고 지나가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곡예운전을 가슴 졸이며 볼 수 있는 곳,
내가 운전을 하고 있지 않음이 너무 다행스럽게 느껴졌던 곳,
와~ 이 길을 매일 운전하는 버스 기사님이
새삼 존경스러워 보였답니다
낭떠러지 아래로 펼쳐진 항구의 모습과
푸르른 지중해의 경치를 즐기면서
아말피 해안을 달려갑니다
이렇게나 아름다운 경치라니~
죽기 전에 가봐야 할 곳 1위로 선정된 것에
이의를 달기가 힘들겠네요
하지만 우리 딸~
구불구불한 길에 지쳐서 멀미를 하기 시작합니다
버스 안에 준비된 구토대도 없고~
황급히 가방에서 기념품을 살 때 받았던 비닐백을 동원해서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지만~
포지타노 도착할 때까지
멀미에 지치고 지친 딸아이가 하는 말~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와보면 족할 곳이라고 하네요~ㅎ
하지만 좁은 길에서의 곡예운전과
지중해의 눈부신 경치는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멋진 여행의 기억 속 한 장면으로 남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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