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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하루에 소매치기 세 번 만나는 로마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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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의 바티칸 일정을 마치고
오후 반나절 로마를 돌아보기 위해서
바티칸 국경선인 울타리를 넘어서 로마로 귀환했어요

성베드로 대성당의 정면으로 난 길을 걸어서
테베레 강을 향해서 걷다 보면
천사의 성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이태리어로는 산탄젤로성이라고 불리며
하드리아누스의 영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이 건물은
현재는 군사 박물관으로 일반인에게 공개를 하고 있지만
원래는 로마 제국의 황제 하드리아누스가
자신의 가문을 위해서 세운 무덤이었다고 합니다
여행사에서 일하면서 수 없이 로마에 왔었지만
단체 관광객을 인솔해서 오곤 했었기에
한 번도 내부 관람을 해본 적은 없었답니다
이번에도 일관성 있게 패스~~

뭐~ 겉모습만 봐도 충분히 멋지지 않은가요?~ ㅎ

우리의 첫 번째 로마 시내 투어 목적지인
트레비 분수로 가기 위해서
버스 정거장을 찾아갔습니다
아침에 구입한 7유로짜리 로마 일일 교통권이
그 힘을 발휘할 시간이에요

구글맵에 표시된 버스 정류장 위치가 애매해서
약간 헷갈리긴 했었는데요
그래도 구글맵 덕을 톡톡히 보는 중입니다
10분 정도 버스를 타고 5분 정도 걸어가면 된다고
친절히 구글맵이 알려줍니다
빨간색 시내버스가 터널을 빠져나와서
우리가 서 있는 버스 정거장으로 오고 있네요

로마 여행의 필수코스인 트레비 분수에 도착합니다
삼거리라는 뜻의 트레비~
이곳이 세 개의 거리가 모이는 곳이어서 지어진 이름이에요
로마에 오면 소원을 빌면서 동전을 던지는 곳으로 유명한 곳,
그 명성답게 그야말로 사람이 바글바글 합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저 인파를 뚫고
분수 가까이로 내려가야 동전을 던질 수 있을 텐데요~
도저히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사람이 많지만
소원성취를 위해서 아래로 계단을 내려가 봅니다

드디어 물가에 서서 오른손에 동전을 쥐고
왼쪽 어깨너머로 동전을 던져 봅니다
동전 한 개를 던지면 로마에 다시 올 수 있고
동전 두 개를 던지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고
동전 세 개를 던지면 사랑이 이루어진다고 하는데요
동전 하나에 자체 제작된 소원을 담고
수많은 이들의 소원이 담긴 소망의 분수 속으로
나의 소원도 첨벙~ 더하기 했답니다

여기서 오늘의 첫 번째 소매치기를 만납니다
오늘의 첫 번째라고? 도대체 몇 번을 만났기에~~
네~ 오늘 하루에만 세 번의 소매치기단을 만나게 된다네요
먼저 첫 번째 소매치기 얘기를 해볼까요?
분수대에 동전을 던지고 다시 인파를 헤치며
분수대를 등지고 길로 올라가는데요
계단 끝에서 한 소녀가 날 막아섭니다
처음엔 사람이 많으니까 어쩔 수 없이 서 있는 건가 싶었는데
내가 가까스로 길을 비켜줘도 계속 막아서는 거예요
순간~ 소매치기?라는 생각이 스쳐서
그 소녀의 손을 보니까
소매치기의 상징인 한 손에 가림막 역할을 할
겉옷이 들려 있었어요
“What are you doing?” ~ 너 뭐 하냐~~
제가 본능적으로 날카롭게 소리를 치자
다른 한 손으로 저의 뒤쪽을 가리키며
누군가 거기 있어서 그런다는 듯한 제스처로
저의 시선을 돌리려고 하더라고요
너! 백 퍼센트 소매치기 맞네~~~
그녀가 가리키는 쪽을 바라보지 않고
눈을 똑바로 째려봤더니 얼른 길을 비켜주더라고요

이렇게나 사람이 많으니
분수 구경보다 사람 구경이 더 볼거리가 되고
소매치기들이 활동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는 거 같아요
두 번째 소매치기와 세 번째 소매치기는
메트로를 타고 이동할 때 만나게 되는데요
다행히 저는 무사했지만
주변 사람들이 당하는 모습을 목격했답니다
로마의 소매치기는 홀로 다니지 않고 팀을 이루어서 다니고
한 손에는 반드시 가림막 역할을 할
옷이나 신문지 등을 들고 다닌다는 것,
그리고 중간에 발각이 되더라도
뻔뻔하게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행동하는 것 등
소매치기를 하루에 세 번이나 만나보니
본의 아니게 로마 소매치기의 특징이 입력됩니다

트레비 분수에서 5분 정도 걸어서 판테온으로 이동합니다
2천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판테온은
모든 신을 위한 신전이라는 뜻이라는데요
르네상스 이후에는 유명인들의 무덤으로 사용되었다고 해요
라파엘로의 무덤도 이곳에 있답니다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았고
외관만 잠시 감상하고 근처에 위치한
나보나 광장으로 이동했어요

나보나 광장은 로마시대에는
대전차 경기장이 있었던 자리라고 해요
관중석이 있었던 곳을 빙 둘러서
현재의 건물들이 들어섰고
지금은 로마 시민들과 관광객들의 사랑을 받는
로마의 대표 광장이 되었답니다

나보나 광장에는 아름다운 분수가 세 개나 있는데요
그중에 제일 유명한 분수는 광장 가운데 자리 잡은
베르니니가 설계한 4대 강 분수입니다
분수에 조각되어 있는 네 사람의 형상은
나일강, 갠지스강, 다뉴브강, 라플라타강을 상징한다고 하네요

각각의 아름다움을 가진 세 군데의 분수들도 둘러보고
낭만적인 광장 분위기도 잠시 느껴봅니다
이제 점심을 먹어야 할 시간인데요
나보나 광장에 있는 식당 중에서 골라보기로 했어요

Corsia Agonale 9 Roma
(antica trattoria agonale)
구글평점 3.9

나중에 찾아보니 구글평점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는데요
입구에 전시해 놓은 생면 파스타도 맛나 보였고
식당 분위기도 나쁜 것 같지 않아서
일단 들어가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가 안내받은 테이블은 실내였는데요
유리문을 크게 열어젖혀서
마치 파티오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아주 맘에 드는 자리였답니다

일단 갈증과 피로를 풀어줄 시원한 맥주와
맥주값과 거의 같은 값의 피치 아이스티로
목을 축이며 잠시 휴식을 가져봅니다

매콤한 디아볼라 피자~
이태리에서의 첫 피자였는데요
부드럽고 폭신한 치즈와 매콤한 맛의 햄과 소스가
역시 본고장 피자는 다르네~ 싶었네요

티라미수는 이태리어로 ‘torami su’
나를 응원하다~라는 단어에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해요
오늘부터 시작된 이태리 여행~
강행군을 시작할 나를 응원하면서
티라미수로 오후에 사용할 에너지를 비축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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