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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할머니와 엄마의 단골 맛집에서 추억을 마주하다 - 송추가마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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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장호수에서 한국의 예쁜 빛깔 단풍을 누리고
서울을 향해서 돌아가는 길입니다

운치 있는 호수의 풍경을 가득 품고 있는
레드브릿지 카페에서의 아침도 좋았지만
무엇보다도 마장호수 둘레길을 돌면서 보았던
알록달록한 한국의 가을 풍경이
예쁘게 물든 나뭇잎의 색깔만큼이나
곱게 제 마음을 물들게 한 시간이었어요
이제 서울을 향해서 네비를 찍고 돌아가는 길인데~
어라~~~ 송추를 지나가네요

송추 하면 기억나는 추억의 한 조각이 떠올라서
동생에게 얘기를 해봅니다
“왜 예전에 엄마랑 할머니 살아계셨을 때
두 분이 냉면 드시러 꼭 송추까지 오시고는 하셨잖아~~
왜 냉면을 드시겠다고 서울에서 송추까지 오셨을까나?
우리도 몇 번 따라왔었지 아마? “
그러자 동생이 어~ 맞어~ 하면서 저를 데리고 간 곳,
‘송추가마골‘이라는 식당 앞에 차를 세우네요

입구에는 대한민국 17대 조리명장 간판이 걸려있고~
뭐~ 맛을 나라에서 인정한다는 뜻일까요?
하도 오래된 기억이어서 식당 겉모습 만으로는
여기가 맞는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안으로 들어가 보기로 합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호국로 525

오랜 추억 속에 있는 맛집인데
겉모습은 새로 개업한 식당마냥 깔끔합니다
알고 보니 이제는 여러 곳에 체인을 거느린
유명 체인 식당이 되어 있더라고요
하지만 이곳이 저의 추억 속에 자리한
우리 할머니와 엄마의 단골집이었던
가마골의 본래 그 자리가 맞다는 것을
내부로 들어서서 확인하게 됩니다

안으로 들어서니 추억이 되살아 나는데요?
그래 계단 몇 개 내려가서 저 안쪽으로 앉았었잖아~~
동생도 기억이 난다며 신기해했어요
그때 만두도 먹었었는데~~~

아~ 그래 이 냉면이야~~
와~ 이 맛은 뭐임? 맛이 미쳤다~~~ㅎ
이래서 여기까지 냉면을 드시러 오신 거였네~
이제야 송추까지 냉면을 드시러 다니시던
할머니와 엄마를 이해하게 되네요
우리는 오래된 추억을 되짚으며
음식 이상 가는 의미를 가진 귀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해산물 갈비탕도 어찌나 달고 맛나던지요
오랜 세월 속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이렇게 꿋꿋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마골 사장님께
새삼스럽게 감사를 전하고 싶네요

맛나고 만족스러웠던 점심 식사를 마쳤으니
달달한 디저트 타임을 가져볼까나?
식당에서 다리를 건너면 만날 수 있는 카페가 눈에 들어옵니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호국로 527번지
오핀 베이커리 카페

딱 봐도 대형 사이즈임을 알 수 있는 베이커리 카페인데요
송추가마골 식당에서 할인권을 주는 걸 보니
아마도 자매 매장이 아닌가 싶네요

깔끔하고 가지런하게 빵들이 진열되어 있는
전형적인 베이커리 카페 분위기입니다

이것도 먹고 싶고 저것도 먹고 싶고~
방금 배 터지게 점심 먹은 사람들 맞아?

카페 안에 걸린 포스터를 보면서
결정 장애로 혼란스러워하고 있는 우유부단한 결단력에
도움을 요청해 봅니다
오~ 뭐야~~ 연탄빵?
추억의 연탄 사진 위에 큼지막하게 쓰인 연탄빵~
참나~ 먹는 거에 연탄이라고?
어디 있지?~~ 찾아볼까나?

모야 모야~~~ 진짜 연탄이잖아~~ 작은 사이즈이지만
분명히 모양도 색깔도 느낌도 연탄~ 그 자체였습니다
오징어 먹물로 반죽을 해서 연탄의 색깔을 만든다?
와~ 한국인들의 창의력~ 그 끝은 어디일까요?

당연히 연탄빵 당첨이고요~
힘든 결정 끝에 선발된 아이들을 가지고
송추 가마골에서 제공해 주신 할인권과 함께
계산대로 고고씽~ 합니다

그리고 이층으로 올라가서 자리를 골라야겠죠?

넓고 환한 통창을 가진 이층 좌석들~
또 한 번 어디에 앉아야 하나
행복한 결정장애에 부딪히는 시간입니다
한국을 방문할 때마다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대형카페를 방문하지만
갈 때마다 그 규모와 인테리어에 감탄하게 되는 거 같네요

점심 먹고 배가 불러서 연탄빵 하나만 산건가?
그럴 리 없잖아요~~~
사진 속에 담기지 않은 빵 트레이가 또 하나 있다는~ㅎ
예로부터 밥 배와 디저트 배는 따로 있다고 하죠~
그런데 연탄빵은~~ 그다지 제 취향은 아니더라고요
하지만 시각적인 즐거움만으로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낸 연탄빵을 칭찬합니다

옥상으로 올라가서 시원한 공기도 마셔주고
꼼꼼히 카페 시찰을 마무리합니다

옥상에서 바라다 보이는 하늘과 산과 나무숲~
바람 끝에서도 가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온통 가을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우연히 만난 오랜 추억 속의 맛집과
시야가 가을빛에 온통 물들었던 한국에서의 어느 날이
이제는 한컷의 사진처럼 고운 추억으로 남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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