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프라하 성에서 구입한
네 곳의 입장이 허용된 티켓으로
성 비투스 대성당과 구왕궁, 두 곳을 관람하고
세 번째 도장 깨기 장소인 ‘성 이르지 바실리카’ 교회로 갑니다.
성 이르지 바실리카는 920년경 보헤미아의 공작
‘브라티슬라프 1세‘(Bratislav)에 의해 건립되었습니다.
이곳은 프라하 성 내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이며,
로마네스크 양식의 특징 가진 첫 건축물 중 하나인데요
추후에 고딕 및 바로크 양식이 추가되었다고 합니다.

이 바실리카는 중세 동안에는
베네딕트 수녀들의 본거지로 사용되었고
종교개혁과 합스부르크 시대를 지나면서
여러 용도로 활용되었습니다.
18세기 후반에는 종교 기관으로서의 기능은 약화되고
이후에는 군사 창고로도 사용되기도 했었던
파란만장한 역사를 품고 있는 건물이지만
현재는 종교 활동보다는 박물관과 음악회장 등
문화 공간으로 주로 사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붉은색 바로크 양식의 예쁜 건물이 내부는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바실리카 외부의 건축양식은
17세기에 추가된 바로크 양식으로 화려한 느낌이었지만
내부는 투박하고 엄숙한 로마네스크 양식이었어요.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양식을 보여주는 실내는
두꺼운 석조벽과 장식이 절제된
간결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었는데요
창문이 작은 편이고 건물의 위쪽으로 배치되어 있어
내부가 은은한 자연광으로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보헤미아의 왕족과 귀족들의 묘지로도 사용되고 있는 이곳에는 보헤미아의 수호성인이자 ‘성 바츨라프’의 할머니가 되는
‘루드밀라‘ 성녀의 무덤도 있습니다.
건물의 천장이나 벽면에는 프레스코화
또는 모자이크 장식 등이 남아있어서
그나마 투박한 내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듯했습니다.

이제 우리가 구입한 티켓으로 관람 가능한
마지막 네 번째 도장 깨기,
황금소로(Golden Lane)로 입장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황금소로의 길목을 가득 메우고 있는데요
도대체 황금소로가 어떤 곳이길래 유명한 관광지가 됐을까요?

황금소로는 중세 시대의 작은 집들이 늘어서 있는
작은 골목길인데요
이곳에는 과거 성을 지키던 병사들이 살았었고
이후에는 연금술사들과 장인들이 살던 곳입니다.
오늘날에는 박물관과 기념품 가게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집집마다 지붕 아래에는
고유번호로 번지 수가 표시되어 있는데요
이 집은 14번지, 황금소로 14번지가 되겠네요.

황금소로 14번지라고 표기된 집 앞에
유난히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은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진 과거의 예언가이자 점술가인
‘마틸다 프루쇼바‘(Matylda Prusova)가 거주했었다고 합니다. 프루쇼바는 히틀러의 몰락을 예언했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비밀경찰에 의해 체포되어
심문 도중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는 인물입니다.

또 한 군데 꼭 봐야 할 집은 황금소로 22번지입니다.
이 집은 체코의 문학가 ’프란츠 카프카‘(Franz Kafka)가
잠시 동안 이곳에서 집필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
유명한 장소입니다.

푸른색 벽에는 프란츠 카프카의 이름이 새겨진
금장으로 된 문패가 달려있었어요.

그리고 작은 창문으로 된 장식장에는
카프카의 저서들로 장식을 해두었네요.
카프카는 1916년경,
그의 여동생 ‘오틀라‘(Otla)가 이 집을 가지고 있었을 때
잠시 머물며 글을 썼다고 하는데요
이후로 황금소로 22번지는
카프카 팬들에게 성지와 같은 장소가 되었습니다.

안으로 들어서면 밖에서 볼 때보다
공간이 더 협소해서 당황하게 되는데요
지금은 카프카와 관련된 기념 공간으로
서점 및 기념품점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카프카의 팬이라면 원어로 된 책이어서 읽을 수는 없더라도
카프카가 집필했던 장소에서
‘변신‘같은 그의 유명한 작품을 구입해 보는 것도
좋은 기념품이 될 거 같네요.

황금소로를 끝으로
입장 가능 구역 네 군데 도장 깨기를 모두 마치고
보너스로 감옥 구경을 해보기로 합니다.
황금소로를 빠져나가는 길에 프라하 성 후문 쪽에서 보았던
빨간 지붕을 가진 둥근 감옥 타워를 바로 마주치게 되더라고요.

빨간 지붕 아래로 감옥으로 향하는 문이 열려있었고
계단을 통해서 아래로 내려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계단길이 좁아서 구경을 마치고 올라가는 사람들과
구경을 하기 위해서 내려가는 사람들이 마주치면
한쪽에서 길을 비켜줘야 할 만큼 협소한 계단이었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차례를 잘 지켜서 아래로 내려갔습니다.

타워의 내부는 돌바닥에 거친 벽을 가진
그야말로 감옥 그 자체였어요.
아무것도 없다 하더라도 음산한 분위기였을텐데
갖가지 고문하는 기구들, 사형을 집행하는 도구들로 인해
더 공포스럽고 험한 분위기가 가득했습니다.
“잠시 구경하기에도 숨 막히는 분위기인데
이 안에 갇힌 죄수들은 어땠을까?”
잠깐의 상상만으로도
암울했던 죄수들의 느낌을 짐작할 수 있게 했었던
감옥 구경을 마치고 다시 비좁은 계단을 올라서
환한 자유의 세상으로 나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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