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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서프라이즈 선물 같았던 독일의 소도시 슈파이어 (Spey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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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파이어(Speyer)는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인구 5만의 소도시입니다.
우리가 이곳에 간 이유는 도시를 구경하러 간 것은 아니었고요
이곳에 있는 테크닉 박물관을 방문하기 위해서였어요.
슈파이어와 또 다른 도시 진스하임이라는 곳에
각각 큰 규모의 테크닉 박물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두 도시가 3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고 하니
두 박물관 모두 묵어서 돌아볼 예정으로 길을 떠나봅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차를 타고 한 번의 환승을 거쳐서
1시간 40분 만에 슈파이어 반호프에 도착했어요.

소규모의 기차역답게 조용하다 못해서 적막한 분위기입니다.
가차역 벽면에 박물관 그림이 깔끔하게 그려져 있었어요.
테크닉 박물관이 이곳의 랜드마크임을 알 수 있네요.

기차약 안에는 편의점이 한 곳 있었고
그 흔한 카페도 없는 조용한 역사입니다.

여기는 진짜 소박한 시골역 그 자체인데요
이건 또 그 나름의 운치가 있네요.

버스를 타고 박물관으로 가기 위해서
역 앞에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역 앞의 모습도 한가하기 그지없습니다.
사람도 별로 없고 동네 모습도 평범하고~
박물관 말고는 볼 게 없는 그런 도시인가 보다~
그래도 독일 소도시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는데
여기는 마냥 평범한 그런 소도시인가 보네~ 싶더라고요.

그런데 버스가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서자 반전이 일어납니다.
중세 도시의 성문 역할을 하던 시계탑 안으로 버스가 들어서자
슈파이어의 중심 거리가 매혹적인 모습을 드러내더라고요.
뭐야~ 뭐야~ 너무 이쁘자나~~~
박물관을 가려면 구시가지를 벗어나야 하는데
예쁘다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마을 풍경에
버스에서 후다닥 내리고 말았답니다.
아까 역에서 기대를 다 내려놓았던 탓인지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더 흥분을 했는데요
구시가지 시작을 알리는 성문 앞으로 쭉 뻗은 도로에는
별로 많지 않은 차들과 어우러져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길을 자유롭게 누비고 있었고
그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노인들이었다는 게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아기자기한 카페들이 길 양쪽으로 늘어서 있고
아담하고 예쁜 건물들이
고풍스러운 마을 분위기를 만들어 내고 있었어요.

우리는 박물관이 우리의 목적지였던 것도 잊어버리고
카페 구경하랴~ 건물 구경하랴~ 예쁜 상점 구경하랴~
마을 구경에 온통 정신이 팔렸답니다.

예쁜 바로크 식 건물 앞에 또 예쁜 분수~
예쁘다는 말을 계속 부르는 풍경입니다.
분수를 품고 있는 바로크식의 또~ 또~ 예쁜 건물은
예전에는 조폐소로 사용하던 건물이라는데요
지금은 일부가 행정기관 사무소로 사용되고 있고
1층은 오픈 아케이드 구조로 상점들이 입주해 있었습니다.
1층에 기념품점도 있길래 잠시 둘러봤답니다.

시계탑으로 시작되었던 구시가지 메인 거리 끝에는
딱 봐도 이곳의 대성당임을 알 수 있는
카이저 돔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11세기에 황제 콘라드 2세(Conrad II)가 착공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성당인 슈파이어 대성당은
여러 황제, 왕, 왕비들의 무덤이 있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곳인데요
웅장한 겉모습 만으로도 마을의 분위기를 압도하네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이 광장이었는데요
바로크 양식의 너무 예뻤던 트리니티 교회 건물도 좋았지만
모자를 쓰고 지팡이를 들고 있는 ‘성 야고보 순례자’ 동상!
이 동상이 정말 멋지게 느껴져서 한참을 들여다봤다는~^^

넓은 순례자 모자, 망토, 물통, 조개껍데기 장식~
그리고 순례자의 상징인 지팡이~
산티아고 순례자를 상징하는 조형물이라고 하는데요
일반적인 사람 형상의 조각상과는 달리
고풍스러운 도시 광장 아닌
현대 미술관 마당에 서 있으면 어울릴 듯한
세련된 느낌의 조각상이었습니다.

구시가지를 예쁘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천천히~ 하지만 빠르게 돌아보고~^^
많은 카페 중 한 곳을 골라 잠시 쉬어가기로 합니다.

Cafe schlosser
Maximilianstraße 10
67346 Speyer Germany
구글평점 4.4

1954년부터 운영된 70년이 넘은 카페입니다.

일단 손도 씻어야 하고 내부도 살펴야 하니
실내로 들어갑니다.

와우~  슈파이어 대성당이 멋지게 조명을 받고 있는
도시의 야경이 담긴 커다란 사진이
카페 벽의 한 면을 장식하고 있네요.

슈파이어 구시가지를 처음 만났을 때
우리를 버스에서 뛰어내리게 했던
구시가지 입구 시계탑의 사진도 반갑습니다.

모두들 실내를 마다하고 야외 테이블에 앉아 있는데요
이곳에 앉아보니 그 이유를 알겠네요.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에 더위도 날아가는 듯하고
눈앞으로 펼쳐지는 대성당의 뷰가
그저 앉아있기만 해도 힐링이 되는 느낌입니다.

게다가 귀까지 황홀하게 해주는 거리의 생음악 연주까지~
우리가 이곳에 온 목적은 박물관 때문이었는데
얼떨결에 체험하게 된 고즈넉한 슈파이어의 분위기에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뜻밖의 보너스처럼~
기쁘게 슈파이어를 누렸답니다.
이제 우리의 원래 목적지였던 박물관으로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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