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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이제는 피해가고 싶은 도시 피렌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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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기억은 두고두고 우려내어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의 자산입니다
하지만… 추억하고 싶지 않은 불쾌한 기억~
피렌체 에서의 작은 사건 하나를
포스팅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떠올려 보게 되네요

피렌체 가죽시장, 두오모 성당, 시뇨리아 광장,
그리고 이태리의 유명한 인물들이 잠들어 있는
산타크로체 성당까지 숨차게 피렌체를 둘러보고
피렌체 전체를 조망하기 위해서
아르노 강변에 위치한 버스 정류장에서
미켈란젤로 광장으로 올라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런데… 아무리 둘러보아도
버스표를 판매하는 곳도 기계도 보이지 않았어요
버스표 없이 승차하면 벌금이 기다리고 있음을 알기에
열심히 찾았지만 버스표를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없더라고요
마침 타야 할 버스가 도착했기에
기사님에게 버스표를 못 샀는데 현금도 받느냐고 물었더니
괜찮으니 그냥 타라고 하네요~
그냥? ~ 갈길이 바쁘니 일단은 버스에 그냥 탔습니다
하지만 중간에 내려서 버스를 갈아타야 했는데
또 버스표가 문제가 됩니다
보통 이태리는 타바치라고 쓰여있는
담배가게에서 버스표를 파는데요
그곳에도 역시 버스표 파는 곳이 없더라는~
우리 외에 다른 관광객 두 분도 버스표가 없다며
택시를 타야 하나 어쩌나 바쁘게 의논 중이었습니다
그때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광고판이 눈에 띄었어요
크레딧 카드로 버스표를 결제할 수 있다는 광고판~
오~ 그럼 카드로 결제하면 되겠다
버스를 타고 기계에 제 카드를 스캔하니
통과를 알리는 초록불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딸아이까지 결제하려고 한번 더 스캔하니
두 번째는 결제가 안되더라는~
그렇다면 딸아이 카드로?
그런데 이상하게도 딸아이 카드는 결제가 안되더라고요
당황해서 이리저리 카드를 스캔하느라 정신이 없는데
함께 버스에 탑승한 한국분이
감사하게도 딸아이를 위해서 버스표 한 장을 건네주셨어요
돈을 드린다고 해도 안 받으시고~
절박한 상황에 너무도 감사한 호의였습니다

아르노 강 건너편 높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어서
피렌체의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미켈란젤로 광장,
버스표 때문에 소동을 겪었지만
언덕길을 걸어서 오르지 않고 편안히 도착했습니다
복제품이긴 하지만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상이
광장 한복판에 당당히 자리 잡고 있네요

광장 가장자리에 있는 전망 포인트~
아르노 강과 베끼오 다리를 시작으로
두오모 성당의 붉은 돔인 쿠폴라가 우뚝 솟아올라
이곳이 피렌체임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언덕 위에서 온통 붉은 지붕을 가진 건물이 즐비한
피렌체 전체가 내려다 보이는데요
그중에서도 거대한 크기로 한눈에 들어오는
두오모 성당과 쿠폴라가 단연 압권입니다

잠시 강변과 어우러진 피렌체의 전경을 감상하고
이제 호텔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피렌체 중앙역 근처에 호텔이 위치해 있으므로
피렌체 역까지 가는 버스를 타고
편안히 언덕을 내려가기로 합니다
여기서 중앙역까지는 버스로 20분 정도의 거리이고
버스표는 1시간 30분간 유효하니
아까 사용한 버스표로 충분하겠네요~
그런데……

버스를 타고 가는 중에 검은색 조끼를 입은~
말로만 듣던 버스표 검표원이 버스에 올라탑니다

우리에게 버스표 제시를 요구하고 확인한 후에 통과~
그런데 다른 관광객에게 무엇이 잘못됐는지
벌금을 매기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에고~ 관광 와서 벌금을~ 기분 나쁘겠네~~~
그런데 길이 이렇게나 막힌다고?
역 근처에 거의 다 온듯한데 버스가 꼼짝을 안 하네요
20분 거리인데 거의 한 시간 가까이
버스 안에 갇혀있는 중이었어요
와~ 이렇게나 길이 막힌다면
여기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싶기도 했고~
요즘 오버투어리즘으로 유럽 여러 도시에서는
그곳에 사는 주민들이
관광객은 집으로 가라~라고 시위를 한다던데
교통체증이 이 정도 되면 그럴만하겠다고
피렌체 시민의 심정이 이해가 가는 순간이었어요
그런데~ 간신히 버스가 한 정거장 움직이자
또 다른 버스 검표원들이 등장합니다
그리고는 저에게 버스표 제시를 요구하는 거예요
카드로 버스비를 결제했고
방금 내린 검표원 팀이 이상 없다고 했어~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카드를 달라고 하더니 1시간 30분이 지났다고
벌금을 내라고 하네요
헐~ 같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서
엄청나게 길이 막히는 바람에 시간이 흐른 걸~
어떤 얘기도 듣지 않고 무조건 여권을 내놓으라고 하더라고요
마치 AI에게 설명하는 기분이었어요
그들의 대답은 단 한 가지,
개찰한 지 한 시간 반이 넘었으니 벌금을 내야 해~
합리적이지도 않고 이유도 불분명한 벌금 45유로를
이태리 피렌체에서 강탈당하고 맙니다

그리고 도착한 호텔 근처의 식당~
구글 평점이 높아서 선택했는데
이 또한 이태리 여행 최악의 식사가 되고 맙니다
주변은 정말 소란스러운 길거리 분위기였고~

보기에도 맛없게 생긴 라구 파스타는~
서너 번 건져먹고 포크를 내려놓았을 만큼
최악의 파스타였어요
구글평점 4.7은 어디서 어떻게 나온 걸까요~ ㅠㅠ

식사 후에 피렌체 구시가지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의 이점을 살려서 두오모 성당 야경을 보러 갑니다
밤에도 환한 두오모 성당의 야경이
그나마 살짝 위안이 되었던 피렌체 여행~
호텔도 가격에 비해 실망스럽기 그지없었고
피렌체 버스에서 이유 없는 벌금까지 강탈당하고~
구글 평점까지 의심스러웠던 최악의 저녁식사까지~
결코 만만치 않은 피렌체 여정이었네요
그래서 혹시 이태리는 다시 오더라도
피렌체는 피해 가고 싶은 도시로 자리 잡게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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